[인천/경기]‘송도 주민들 해충과의 전쟁’

동아일보 입력 2010-07-07 03:00수정 2010-07-0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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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 뜯기고 노린재 악취
“공원호수 초기방역 안된 탓”

보건소 역량 총동원해도
국제도시 규모 커져 역부족
인천 연수구보건소 방역팀이 6일 송도국제도시 해돋이공원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모기, 노린재 등 각종 해충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국제도시라는 명칭에 걸맞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역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주민들이 이렇게 불편을 겪는데, 보건당국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방역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바닷가와 인접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요즘 모기와 노린재 등 해충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민들은 “해마다 모기가 극성을 부려 인천경제청과 보건당국에 항의하고 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해충과 전쟁 중인 송도

김진수 군(16·신송고 1학년)은 지난 주말 벌레에게 온몸을 물린 뒤 지금까지 고통을 겪고 있다. 물린 곳이 가려워 수업에 지장을 받는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많다. 김 군은 3일 오후 먼우금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하다가 등과 다리, 팔 등 10여 곳을 벌레에 물렸다고 했다. 오태훈 군(12·신송초교 5학년)도 “올여름에만 팔과 어깨 등 10여 곳을 모기에 물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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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 씨(62)는 한 달 전 방학을 맞아 미국에서 온 손자들을 볼 때마다 속이 상한다. 손자들이 모기에 물려 피부가 많이 상했기 때문이다. 문 씨는 “밤에는 손자들을 데리고 아파트를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했다.

주민들은 특히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노린재 떼가 발생해 고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시아강(有翅亞綱) 노린재목(반시목·半翅目)에 속하는 곤충인 노린재는 크기가 1.1∼65mm로 녹색이나 다갈색을 띠고 있다.

홍진미 씨(46·주부)는 “아파트 거실까지 노린재가 날아와 기겁을 하고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모기에 이어 노린재까지 기승을 부리는데도 방역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기 등 해충이 극성을 부리자 주민들은 야간에 외출이나 산책을 할 때 긴팔 옷을 입는 등 물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 방역 당국의 대책은

주민들은 올 5월부터 송도국제도시 중앙공원(해돋이공원) 호수와 센트럴파크 호수 등에 모기 유충이 대거 서식하고 있었는데도 경제자유구역청 등 방역당국이 초기 방역을 소홀히 해 이런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송도국제도시의 방역이 이원화돼 있는 것도 문제다. 공원에 대한 방역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맡고 있는 반면 길거리 소독, 유충이 발생하는 웅덩이 소독 등은 연수구 보건소가 담당이다. 여기에 3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는 자체 방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수구 보건소는 주 2회 연막소독을 비롯해 분무 소독을 3차례 실시하고 있지만 송도국제도시의 규모가 너무 커져 방역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한다. 연수구 동춘동, 옥련동 등 기존 방역 지역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수구 보건소 방역팀 관계자는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방역에 나서고 있다”며 “민원이 발생할 경우 즉시 현장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인천지역에서는 162명이 말라리아 환자로 판명됐다. 민간인이 125명이었고 전역자 22명, 현역군인이 15명이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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