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Biz]“시장개방은 변호사 개인에게 기회… 한국 법률시장 체질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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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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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변호사 4명에게 듣는 ‘법률시장 격변’

《법률시장 개방과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출신 법조인 탄생을 앞두고 법률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뒤뜰에서 4명의 젊은 변호사들과 함께 법률시장의 미래와 변호사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날 좌담회엔 박종명(33·박종명법률사무소), 설지혜(30·법무법인 화우), 김희연(30·여·포스코 법무실), 석근배 변호사(32·법무법인 세종)가 참석했다.》― 각자 로펌과 기업 변호사, 개인 변호사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박종명=동네 병원처럼 모든 사람이 편하게 드나들며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만들고 싶어 개업을 결심했다.

김희연=법 공부만 해오다 보니 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해 알고 싶었다. 특히 포스코는 큰 기업이라서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석근배=전문성을 쌓을 수 있고 법조계의 문화를 선도해갈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로펌을 선택했다.

설지혜=적극적인 성격이고 사람들과 만나는 걸 좋아해 판사나 검사 같은 공무원보다는 변호사가 스스로에게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 2012년부터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률시장에 진출하게 되는데….

석=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만큼 법률시장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설=매년 2000명의 변호사가 탄생하는데 과연 법률시장이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변호사 수가 늘어나더라도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보다는 시장의 양극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김=해외 소송 건에 대해 좀 더 충실하고 정확한 조언을 받을 수 있어 기업에서는 긍정적이다.

박=한국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법률시장 개방은 필요하다. 외국 로펌이 진출하게 되면 한국 법률시장의 체질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석=로펌 입장에선 위기일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 개인으로 볼 때는 취업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기회라고 본다.

― 이미 국내에서도 외국 로펌과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로펌과 비교한다면….

김=국내 로펌의 경우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결책을 내놓는 데 대해 보수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석=김 변호사 말처럼 과거엔 기업 의뢰 건에 대해 소극적인 의견을 내놓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로펌 변호사들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고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본인들의 일에는 만족하나. 어려움은 없나.

박=변호사로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지만 사건에 대한 위험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법률가이면서도 자영업자로서 세금이나 노무관계 등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석=업무량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맡은 일을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가장 큰 보상이 되는 것 같다.

― 최근 검사 향응접대 파문이 있었는데 요즘 변호사들의 회식 문화는 어떤가.

설=팀마다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내가 소속된 지적재산권 팀은 회식을 하더라도 다같이 휴양지에 놀러가거나 야구장을 찾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다.

― 아직도 결혼시장에서 변호사의 위상은 높은가.(석근배, 김희연 변호사는 미혼이다)

석=사람이 조건으로 평가되는 것 자체가 싫어 ‘선 시장’에 나가지 않고 있다.

김=남자에 비해 여성 법조인은 좀 불리한 것 같다. 얼마 전에도 후배 여 변호사를 친구에세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남자 쪽이 부담을 가져서 안 만나겠다고 하더라.

설=남자들이 여성 법조인을 배우자로 삼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부부싸움 하다 보면 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은데 어차피 법조인이 아니더라도 말싸움 하면 보통 여자가 이기지 않나.(웃음)

― 예비 법조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석=부모나 배우자, 친척이 거는 기대보다는 과연 본인이 좋아하는 게 뭔지 끊임없이 고민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김=법 공부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것을 말해주고 싶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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