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콘텐츠 - 미디어융합 선도 - 글로벌매체 지향” 약속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식일장기 말소-백지광고 사건 등자유민주주의 수호정신 되짚어왜곡보도 넘치는 정보 혼란기세계 와 호흡하는 정론매체 다짐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식에서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동아일보가 창간 90돌을 맞았다. 다시 한번 인연의 무게와 소중함 앞에 숙연해진다”며 “여러분과 함께 한 위대한 세대의 기록을 멈추지 않고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동아미디어그룹을 일궈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식에서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동아일보가 창간 90돌을 맞았다. 다시 한번 인연의 무게와 소중함 앞에 숙연해진다”며 “여러분과 함께 한 위대한 세대의 기록을 멈추지 않고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동아미디어그룹을 일궈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동아일보는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가진 창간 90주년 기념식에서 일제강점기 민족혼을 일깨우기 위해 창간한 이래 자유민주주의와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달려온 발자취를 되돌아본 뒤 다가올 미디어 융합시대를 선도해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송지헌 이숙영 씨가 함께 진행했으며 두 사람은 1980년 11월 30일 신군부의 강제통폐합으로 폐방했던 동아방송의 고별 방송을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맡은 인연이 있다. 행사는 대형 스크린(12×3.6m)을 통해 ‘파랑새의 꿈’ ‘희망의 날갯짓’ ‘동아의 약속’ 등 세 가지 영상과 더불어 영상 축하 메시지와 축하 세리머니로 이어졌다. ‘파랑새의 꿈’에서는 민족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동아일보의 꿈을 표현했다. ‘파랑새’는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이 1963년 도입한 취재용 경비행기 이름이다.

‘희망의 날갯짓’은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한 동아일보의 90년 역사를 한눈에 보여줬다. 일제강점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사건, 엄혹했던 유신 시절을 딛고 일어선 자유언론실천선언, 정권의 광고탄압에 맞선 백지광고 등 민족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왔던 역사를 조명했다. 동아마라톤 동아음악콩쿠르 등을 통해 한국의 문화 발전에 기여한 사례들도 상세히 전했다.

‘동아의 약속’에서는 세 가지 비전을 선포했다. 첫째, 진실을 추구하는 정론의 길을 걷고 품격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 둘째, 미디어 융합의 새 지평을 열겠다. 셋째, 글로벌 미디어그룹을 지향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는 왜곡된 뉴스나 선정적인 정보가 넘치는 혼란기에 진실을 추구하며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멀티미디어 유비쿼터스 시대에 미디어융합의 선도적 역할을 해 세계와 호흡하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이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환영사에서 “90년 전 오늘 인촌 김성수 선생과 전국 방방곡곡의 동아일보 ‘창간의 아버지들’ 77명이 비바람도 막지 못하던 허름하고 초라한 사옥에 왜 모였는지 떠올려 본다”면서 “정부도, 신문도 없었던 시대에 ‘신문이 하루도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 하나로 가시밭길을 걸은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 약속을 국가원로, 어린이기자, 독자 대표, 정재계 대표 등 10명이 함께 하는 축하 세리머니로 선보였다. 이들이 무대 위에 마련된 인쇄기 손잡이를 함께 누르자 ‘세상을 밝혀온 90년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합니다’라는 대형 인쇄물(한지를 세 겹으로 한 182×84cm 크기의 삼합지)이 나왔으며 이를 본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민족 정론지로서 국가 도약의 굳건한 버팀목 돼주길”▼
■ 각계 축하메시지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식장을 찾은 정치 경제 등 각계 인사들은 동아일보와의 각별한 인연을 뒤돌아보며 앞으로도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정론 매체의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동아일보는 창간 이래 일장기 말소 사건을 비롯해 대단한 일을 해온 민족지, 애국지였다”면서 “박정희 정권 시절 ‘광고 탄압’ 때 내가 박 대통령을 만나 ‘민족지 동아일보를 폐간시키는 그런 일은 결코 하지 말라’고 항의한 적 있다”고 말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젊은 시절 동아일보에 몸담으며 시대정신을 배웠고 그것이 정치인이 된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내 이름 석자가 신문에 처음 나온 게 동아일보다. 형님이 사온 동아일보의 중학교(경기중)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동아일보와의 첫 인연으로 고교에서도 학교신문 기자를 했다”며 동아일보와의 인연을 되새겼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민족의 정론지 동아일보 창간 90주년을 불자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며, 정론직필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통을 이어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나라가 혼란과 어두움,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을 때 동아일보는 역사의 중심에서 늘 희망의 빛을 비추어 왔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민족의 정론지로서 더욱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동아일보는 창간 이후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며 “한국 언론사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신문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튼튼한 버팀목이 돼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빈 삼성생명보험 회장은 “동아일보의 90년 역사는 우리 모두가 함께 기쁨과 아픔을 나눈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100년, 200년을 넘어 영원히 우리의 삶 속에 살아있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90년이 아니라 900년을 가는 신문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모바일 컨버전스 시대에도 동아일보가 대한민국 정보기술(IT) 재도약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체육계를 대표하는 이들도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동아일보와의 깊은 인연을 되새기며 발전을 기원했다.

국악인 안숙선 명창은 “동아일보는 국악대잔치, 명창명인대회, 완창 판소리 발표회, 동아국악콩쿠르를 통해서 미래의 국악 동량들을 키워냈다”며 “민족지인 동아일보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연극배우 박정자 씨는 “1963년 동아방송이 개국하면서 성우 1기로 동아일보와 인연을 맺었다”면서 “지금도 광화문 사거리를 지날 때마다 한번도 동아일보 사옥을 그냥 지나쳐본 적이 없다. 동아일보는 늘 제 마음속의 친정”이라고 말했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부문에 당선했던 소설가 이문열 씨는 “역사의 고비마다 떨쳐 일어나 불의와 어둠에 맞서온 동아일보의 용기와 지혜에 늘 감동받아 왔다. 민족의 정론지로서 앞으로도 우리 민족과 더불어 길이 번성하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문봉선 홍익대 미대 교수는 “1986년 동아미술상 수상으로 동아일보사와 인연이 됐다”면서 “동아미술제는 국전과 달리 참신한 신인 발굴로 한국 현대미술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은 “동아음악콩쿠르를 개최해온 동아일보는 음악인들에게 감사한 신문”이라며 “앞으로도 멋있는 신문 만드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1995, 2007년 동아마라톤 우승자인 이봉주 씨는 “나도 그렇고 후배들에게도 동아마라톤 대회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면서 “동아마라톤이 앞으로 계속해서 더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동영상=동아일보 90주년 축하메시지


▼어린이에서 국가원로까지… 100년 향한 다짐 새겨▼
■ 축하 세리머니 10人은

이날 기념식의 피날레를 장식한 축하 세리머니의 참석자로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사회 지도층과 국가 원로, 대한민국의 원동력인 젊은 세대와 다문화 가정의 대표, 동아일보의 독자 대표와 배달사원, 미래를 상징하는 어린이가 선정됐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도 이들과 함께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가 원로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무대로 나섰다. 임지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좌교수는 과학계 대표로 나왔다. 동아일보는 1986년부터 ‘과학동아’를 발행하면서 과학 대중화를 이끌어왔다. 육군협회장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의 대표로 참여했다.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은 다문화 가정의 대표로는 이탈리아 출신의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 씨가 나왔다. 한국인과 결혼해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동아일보 다문화 시리즈 ‘달라도 다함께’의 홍보대사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 씨는 ‘용감함(Valiant), 다양한(Various) 창의성, 생기발랄함(Vivid)’을 갖춘 ‘V세대’의 대표로 이 행사에 참여했다.

독자 대표로 참석한 박찬도 씨는 1962년부터 48년간 동아일보를 구독해 왔다. 독자와 가장 가깝게 만나는 서울 마포독자센터의 배달사원 김희숙 씨도 참여했다. 어린이동아에서 활동하는 동아 어린이기자인 오승주 양(서울 일원초 4학년)은 미래 세대의 대표로 나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어제 열린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기념식장에서 참석자들은 천안함 실종 사병 46명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신 한분 한분께 지면을 빌려 깊이 감사드리며 명단 게재는 생략합니다.

해외 권위 제휴신문 축하메시지
▼“방송진출 새 도전 성공 기원”
동아일보의 창간 9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랫동안 우호친선 관계를 맺어온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은 1987년 이후 기자부터 사장에 이르기까지 상호 교류를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종합 미디어기업으로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동아일보의 도전이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동아일보의 새로운 발전, 양국을 대표하는 두 신문사의 우호협력 관계가 갈수록 깊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키야마 고타로(秋山耿太郞) 아사히신문 사장




▼“동아의 용기 - 일관성에 감동”
동아일보 창간 9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동아일보의 역사는 언론의 사명과 자유를 위한 끊임없는 헌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동아일보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뉴욕타임스 기사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믿을 만한 기사를 전달해온 동아일보의 용기와 일관성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동아일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서 O 설즈버거 Jr. 뉴욕타임스 회장



▼“韓-中 교류에 중요한 역할”
한국 동아일보의 창간 90주년을 맞아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동아일보는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언론 매체의 하나로서 한국의 경제 사회 발전을 촉진하고 중한 양국의 우호 교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높은 경지에 올랐으되 더욱 정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기를 바랍니다. 런민일보는 동아일보와 더욱 긴밀히 협력해 중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관계의 발전과 양국 국민의 우의를 깊게 하는 데 더욱 공헌할 것입니다.
장옌눙(張硏農) 런민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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