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자기주도 학습전형, 바로 그 이름 속에 준비방법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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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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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전형 세 가지 준비 항목

[1]진로탐색
장단점 분석 및 적성과 소질에 기초한 진로, 학업 계획.

[2]독서 이력
꾸준한 독서와 독후감 작성 등 독후활동.

[3]면접 준비
입학사정관의 질문에 대한 논리적이고 조리 있는 답변 연습.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중학생 대상 내신 종합학원에서 외국어고 입시 컨설팅을 받는 예비 중3 학생과 학부모.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중학생 대상 내신 종합학원에서 외국어고 입시 컨설팅을 받는 예비 중3 학생과 학부모. 동아일보 자료 사진
《대학입시에서 시작된 입학사정관전형의 바람이 외고 입시로까지 불었다.
객관식 시험점수에 맞춘 ‘줄 세우기’식 입시에 익숙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새로운 전형이 두렵다. 하늘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는 법.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면 준비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외고 입시 개편안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의 명칭을 공식적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칭했다. 이름을 보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바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이다.
‘자기주도’라는 단어에는 ‘능동성’이 함축돼 있다.
사교육에 의해 주입되거나 강요된 결과물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쌓아온 학업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입학사정관에 의한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한 학부모의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학부모를 위한 조목조목 Q&A

Q 입학사정관전형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입시제도는 갑자기 생겨난 제도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대학은 면접과 구술시험에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표적인 예가 KAIST에서 실시했던 심층면접 제도다. 수시모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논술고사도 수능 점수 외에 학생의 잠재력을 찾고자한 대학의 평가방식이다. 시험점수로 나타나지 않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선발에 반영하는 노력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루어져왔던 입시의 변화 방향이었고 그 정점이 입학사정관에 의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이다.

Q 입학사정관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할까요?

입학사정관제도가 외고 입시에 도입된다는 소식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떤 ‘스펙’을 갖춰야 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편에선 잠재력 평가가 강화되면 공인영어성적이나 경시대회 수상실적 같은 스펙의 비중이 확대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다. 교과부의 발표에 따르면 스펙 나열식의 평가는 엄격히 금지된다. 수상실적을 기록하는 것이 감점을 받는다는 발표도 있었다. 지난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 경기외고에서는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객관적 지표보다 학업성취도에 대한 학생의 설명이 더 중요하게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보자. 현재 성적이 좋지만 학업성취도가 높은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A 학생과, 학업성적은 떨어지지만 낮은 성적의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다른 장점을 들어 이후 더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한 B 학생을 비교한다면 입학사정관은 B 학생의 잠재력을 더 높이 평가할 것이다. A 학생은 주어진 학습을 수동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성취를 이뤘지만 B 학생은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에 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스펙’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스토리’다.

Q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요?

학생들이 스스로 장래 희망과 꿈을 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우는 게 정상적인 진로 선택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은 성적에 꿈을 맞추는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해 왔다. 이렇게 되면 외고에 진학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모든 학생이 답할 내용은 단 하나 뿐이다. “성적에 맞추다 보니….”

미래를 설계하고 싶어도 학생들에겐 정보가 부족하다. 학교와 학원에서는 ‘훌륭한 사회의 일꾼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지만 정작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부모로부터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지만 우리나라 부모들이 바라는 직업의 종류는 의사, 법관, 공무원, 교사 등 단 몇 종류다. 자신의 장단점과 적성에 맞게 미래를 설계하고 그에 맞춰 공부한다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생각해보자.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한 학생이 있다면, 그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면 성적이 조금 낮다고 해서 탈락시킬 입학사정관이 있을까? 기존 점수 중심 전형과 달리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꿈에 대한 열정과 준비과정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Q 독서는 얼마나 중요한가요?

학생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느 정도 지적 수준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바로 독서이력이다.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평가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비추어볼 때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책을 읽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 학습활동이기 때문이다. 단점은 증명이 쉽지 않다는 것.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매 학기 읽은 책의 목록과 간단한 서평을 기록하는 난이 있다. 중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아직 기록하는 항목이 없지만 곧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진로와 연관된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어려운 책은 피하자. 학생의 나이와 수준에 맞는 책이면 충분하다.

자기소개서 항목 중에 감동적으로 읽은 책의 목록과 간단한 서평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입학사정관은 이를 심층면접 과정에서 확인할 것이다. 책을 읽지 않고 서평을 쓴다면 면접까지 통과하기 어렵다. 책을 읽지 않고 책과 관련된 내용을 공부해 질문에 답변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직접 읽는 것보다 훨씬 힘든 작업이 될 것이다.

Q 단계별 입학사정관전형 준비법이 궁금합니다.

우선 자신의 장단점과 노력 과정에 대한 스토리를 완성해야 한다. 목표와 꿈에 대한 설계도 확실해야 한다. 이후 독서를 통해 교양을 충분히 갖추었다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면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기소개서가 만족스럽게 작성되었다면 다음으로 준비할 요소는 심층면접이다. 면접을 형식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새로운 전형에서 면접은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줄 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원 시기에 임박해 준비하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충실하게 작성하기 어렵다. 지난해 경기외고의 자기소개서 전체 분량은 6000자를 넘었다. 대입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분량이다. 독서이력 항목은 특히 평소에 준비하지 않으면 내용이 부실할 가능성이 높다.

Q 면접 대비는 어떻게?

진로와 학업계획은 평소 구체적으로 생각할수록 좋다. 특정 직업, 대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목표가 아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며 나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인지 구체화한 것이 목표다. 목표 설정은 굳이 입학사정관제가 아니더라도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필요하다.

면접 준비는 자신의 꿈과 관련된 시사문제에 관심을 갖는 일부터 시작한다. 논리적으로 말하기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오히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있었는지는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

입학사정관제 준비과정을 통해 얻은 결실은 외고 입시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대입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당장 입시를 준비하지 않는 초등학생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입학전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입시전형이 요동을 쳐도 폭넓은 독서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었다. 선행해야 할 것은 독서와 토론이 아닐까 생각한다.

백재훈 ㈜타임교육 하이스트 독서·면접 대비 프로그램 ‘하이스트 닥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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