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에 오바마… 의외의 수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10일 02시 58분



“核-국제분쟁 대화해결 노력”
CNN 등 “충격… 믿을수 없다”
오바마 “겸손히 받아들일 것”

“비범한(extraordinary) 오바마가 노벨상을 거머쥐었다.”(AFP 통신)
올해 노벨평화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48·사진)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오전(현지 시간)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비범한 외교적 노력 등을 공로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국제정치에 새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유엔과 국제기구를 중시한 다자외교를 중심으로 협상이 국제분쟁의 해결수단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과 활동 △국제외교와 인류협력의 활성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강화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희망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을 꼽았다. 또 “이제는 인류 모두가 범세계적 도전에 대처할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할 때라는 그의 호소를 적극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 취임 때부터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란 상징적 이미지와 함께 세계적인 주목을 끌어왔다. 강경한 분위기의 전 정부와 달리 군비를 축소하고 외교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노력을 이어왔다. 미국 CNN방송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아래 피와 긴장에 휩싸인 8년을 보냈던 세계가 보내는 안도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발표 직후 CNN방송은 ‘충격적(shocking)’이라고 표현하는 등 의외의 결과에 놀라워했다. 독일 dpa통신은 ‘믿을 수 없는 일(incredulity)’이라면서 “그가 성취한 것보단 앞으로 이뤄갈 것에 대한 높은 기대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상자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은 “그의 중동 평화를 위한 노력을 격려하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계 정상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께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심장으로 돌아왔다”며 축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전 6시 침대맡에서 수상소식을 전해 듣고 대변인을 통해 “겸손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 우드로 윌슨(1919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한 이후 현직 국가수반으로서는 그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과 함께 상금 1000만 크로네(약 16억7000만 원)도 받게 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짜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올해 노벨 평화상은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개인 172명과 단체 33개가 후보에 올랐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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