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강래 원내대표, 相生정치 이끌어 민심 얻기를

  • 입력 2009년 5월 16일 02시 54분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3선의 이강래 의원이 선출됐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MB 악법’을 자진 철회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쇄신”이라며 “견제 야당으로서 정부여당의 횡포를 막고 싸우기 위해 선명하고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출발부터 대여전선(對與戰線)을 형성하는 듯한 분위기다.

민주당은 지난 1년간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지율 1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당의 투쟁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국회에서 폭력을 휘두르면서까지 무리하게 입법을 방해하고, 툭하면 길거리로 나섰다. 외견상 더없이 강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민심을 얻지 못하는 것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을 발목잡기만 했지, 경제와 민생 살리기 등을 위한 국정 및 의정(議政)에 건설적 협조를 하지 않은 탓이 크다. 민주당 안에서도 반성론이 있었지만 강경한 목소리에 묻혔다.

이 원내대표는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라는 수십 년 된 야당 단골 구호만 내세우지 말고, 선진국을 지향하는 시대의 새로운 야당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주역이 돼보지 않겠는가. 그럴 수만 있다면 민주당의 재집권 가능성도 높일 수 있고, 자신은 그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도 죽을 쑤고 있지만, 민주당도 악다구니 쓰는 야당의 진부한 모습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큰 희망이 없다고 우리는 본다.

국민 다수가 바라는 것은 경제 살리기이며,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분열과 대립의 극복이다. 민주당은 지난날 집권당일 때도, 지금의 제1야당으로서도 이런 국민적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의 축적이다. 미디어관계법안 대응에서 보듯이 민주당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대 당과 한 약속을 밥 먹듯이 깨려 한다. 여당을 상대로 몽니나 부리는 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동아일보가 조사했더니 국회의원들은 ‘당이라는 주식회사의 4년 계약직 샐러리맨’ 신세나 다름없다고 스스로 토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넓혀줘 ‘당의 전투원’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 거듭나게 하는 데도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란다. 이 원내대표의 새로운 야당 정치를 보고 싶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