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백, 시비를 꺼리지 않다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하변은 흑이 유리한 곳이었는데도 백이 떵떵거리고 살았다. 백을 추격해도 시원찮은데 오히려 백에게 큰 점수를 내줬다.

목진석 9단은 맥이 풀린다.

흑 87∼91은 실리로 손해지만 두텁게 정리한 뒤 흑 95처럼 중앙 백을 건드리려는 속셈이다. 이세돌 9단도 물러서지 않는다.

흑 95에 응수하지 않고 백 96으로 하변 흑을 먼저 위협한다. 하변 흑에 대한 가일수가 해야 하지만 목 9단은 외면한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보고 흑 97, 99로 중앙을 휘젓는다.

흑 돌이 반상에 어지럽게 놓인다. 여기에 현혹되면 실수할 확률이 높다. 어지러운 돌들은 손오공의 분신이나 마찬가지. 반상의 핵심을 파악해 진짜 손오공만 잡으면 된다. 백이 자꾸 시비를 거는데 이세돌 9단은 피하지 않고 보폭을 짧게 한 뒤 맞받아칠 자세를 갖춘다.

백 102가 정교한 수순. 참고도 백 1에 두면 흑 6으로 끊어 사건이 터진다. 백 7 때 흑 8이 묘수여서 흑 14까지 우변이 잡힌다. 백 104까지 흑의 도발이 무산되는 듯한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