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연차 정경유착 특혜 의혹 낱낱이 밝혀내야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박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에게 제공한 500만 달러에 대해 대가성 여부를 따지는 수사를 펴고 있다. 박 회장은 정관계 인사들을 돈으로 관리하면서 막대한 이권사업을 따내거나 자신과 기업에 대한 비호세력으로 이용했다. 이러한 전력을 고려할 때 박 회장이 지난 정부에서 벌인 사업 전반을 조사해 정경유착에 의한 특혜 사업이 아니었는지를 분명하게 가려야 할 것이다.

박 회장은 2006년부터 베트남 정부가 발주한 30억 달러(현 환율로 약 4조1500억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사실상 수주했다. 우리 기업이 베트남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따내는 것은 잘한 일이지만 태광실업 베트남 현지법인인 태광비나는 발전소 건설 경험이 전혀 없는 신발 생산업체다. 태광비나가 주도해 구성한 컨소시엄에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참여하게 된 경위부터 의문이다. 한전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실세가 막후에서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 회장은 1990년 히로뽕 사건으로 복역한 뒤 정관계 인맥을 만들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2000년 김해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업도 다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 3월 김해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2003년 5월 경남도의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2005년 정산컨트리클럽을 개장했다. 송은복 당시 김해시장은 김해∼진영 국도우회도로가 골프장 앞으로 지나가도록 하고 공사 일정을 앞당겨 줬다는 의혹을 샀다. 송 전 시장은 작년 4월 박 회장한테서 5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박 회장이 2002년 김해시외버스터미널 용지를 300억여 원에 매입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해시가 새 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상당한 수익이 예상되는 만큼 박 회장의 터미널 용지 매입 과정을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박 회장이 2004년 경남 진해 옛 동방유량 공장 용지를 매입한 뒤 아파트 건설로 수백억 원의 개발이익을 거둔 과정도 통상적인 경영성과라고 보기에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정경유착에 의한 기업 경영은 부패를 조장하고 공정한 경쟁과 시장 질서를 파괴한다. 검찰은 타락한 기업인과 정치인 공무원 사이에 어떤 유착관계가 있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