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막장은 삶의 터전… 함부로 사용 말라”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4분


조관일 석탄公 사장, 언론사에 당부 글

“묻겠습니다. ‘막장’의 참뜻을 아십니까?”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사진)이 3일 언론사에 ‘막장은 희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 ‘막장 드라마’나 ‘막장 국회’ 등에서 사용되는 유행어 ‘막장’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광산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뜻하는 막장이라는 말이 최근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2000여 사원이 지하 수백 m의 막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다”며 “본인은 물론이고 그들의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의 처지에서 막장 운운하는 소리를 들을 때 얼마나 상심하고 가슴이 아픈지 생각해 봤느냐”고 물었다.

조 사장은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도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라며 “3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을 잊은 채 땀 흘려 일하는 진지한 삶의 터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막장이란 단어의 ‘막’은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며 “드라마든 국회든 희망과 최고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한 함부로 이 말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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