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핀 포인트]공짜 관중으로 9만 좌석 채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2일 02시 55분


교민-붉은악마 350명 90분 내내 열띤 응원

‘2-6.’

한국과 이란의 경기가 열린 아자디 스타디움.

이란 축구팬들은 한국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손가락으로 ‘2’, ‘6’을 만들었다. 어떤 축구팬들은 페이스 페인팅으로 ‘1996’ ‘2-6’을 그려 넣기도 했다. 이는 1996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의 2-6 패배를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테헤란에는 이날 오전부터 천둥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경기 시작 2시간 전이 되자 찡그린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햇살을 비췄다.

경기장에는 ‘이란은 항상 이겼다’, ‘이란 국민은 함께 있다’ 등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란 관중은 “이란, 이란, 미바레(이길 거야)”, “이란, 이란, 지카레 시미코네(잘할 거야)” 등을 외치며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응원전을 펼쳤다.

이란 축구협회는 관중이 예상보다 적자 3시간 전부터 관중을 무료로 입장시켰다. 비 때문에 10분의 1밖에 차지 않은 경기장은 비가 그치고 무료입장이 시작되자 관중이 몰려들면서 9만여 명에 이르렀다.

반면 교민, 상사 주재원 등 300여 명과 한국에서 온 붉은악마 응원단 40여 명 등 350여 명의 한국 응원단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비록 이란 관중의 함성에 묻혀 응원 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지만 경기 내내 선 채로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테헤란=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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