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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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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의 진정한 의미는 교훈입니다. 지난 1년간의 과욕과 혼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금년에는 성장 중심의 ‘올드 MB노믹스’ 대신 공동체 중심의 ‘뉴 MB노믹스’를 주창하고자 합니다. 흔히들 현재를 경제위기 국면으로 이야기합니다만 좀 더 정확하게는 극심한 경기침체기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경제위기라고 하는 것은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움직이는 근본시스템이 무너지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경제 상태는 경제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이 아니라 세계경기 침체에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동반 하락하는 국면입니다. 다만 이번 침체는 통상의 경우보다 골이 깊고 기간이 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기간의 깊은 경기침체에 따라 기업 및 가계부실, 금융부실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시스템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의 선제적 대응으로 충분히 통제 가능합니다.
지난 1년 과욕과 혼선 반성합니다
현재를 경제위기라고 하더라도 국민 모두가 두려움과 공포로 매순간 떨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세계경기 침체로 인해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더라도 우리에게는 아직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적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금리인하 정책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재정확대정책도 쓸 수 있습니다. 물가도 비교적 안정돼 있고, 세계적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유가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에 우리를 괴롭혔던 경상수지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경기침체와 싸워나갈 수 있는 우리 한국의 무기들입니다.
우리가 가진 또 하나의 희망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경쟁력이 있는 우리 기업들에 가해지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준다면 그 기업들은 경기침체 극복의 첨병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경쟁력 있는 기업에는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대신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과 서민가계를 위해 정부의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금년의 경제성장률이 어떠한 수준이든지 국민경제의 풀뿌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큰 폭의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비록 총체적인 경제위기는 아니더라도 중소기업과 서민경제는 최악의 생존위기라는 인식하에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돕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려고 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영수지 악화와 일시적인 가계부채 부담 급증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가 개입하겠습니다.
과도한 위기의식 벗고 미래 확신을
경기 침체기에는 국민 모두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우리 경제의 근본체질을 튼튼히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공공부문에서 각고의 구조조정을 실시해 그 혜택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일부 부실산업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 건실한 기업들이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해 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정부는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경기침체기와 그 이후를 준비하겠습니다. 혹시 올지도 모르는 비상사태에도 충분히 대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과도한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시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이게 이명박 정부의 신년 경제연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강석훈 객원논설위원·성신여대 교수·경제학 shkang@sungsh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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