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뭄바이는 위험” 다이만부대 철수 ‘무박 비행’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3시 08분


테러 우려 일정 바꿔… 연료만 넣고 이륙 강행군

물자수송 예정 그리스 선박도 자국 시위로 교체

공군 다이만부대와 자이툰부대 파병 장비의 철수 작전에 인도의 뭄바이 테러 참사와 그리스 반정부 시위가 영향을 미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기지에서 4년 3개월간 자이툰부대의 병력과 물자를 이라크 아르빌로 실어 나른 공군 다이만부대 소속 C-130 수송기 2대와 승무원 27명은 20일 김해공항으로 귀국했다.

18일 밤 쿠웨이트를 이륙해 인도 태국 필리핀을 거쳐 총 6000여 km를 2박 3일간 비행한 끝에 이라크 파병 철수작전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그런데 당초 수송기와 승무원들의 철수 일정은 인도와 태국에서 각각 1박을 하고 필리핀을 거쳐 21일 귀국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인도 뭄바이에서 최악의 테러 참사가 발생한 뒤 안전 문제를 고려해 철수 일정이 바뀌었다.

수송기들은 뭄바이 공항에 19일 저녁 착륙 직후 연료만 공급받고 곧바로 이륙해 태국으로 향했다. 이 때문에 승무원들은 쿠웨이트에서 인도, 태국까지 12시간 이상의 길고 지루한 ‘밤샘 비행’을 해야 했다.

군 당국은 “심한 소음 등 민항기보다 탑승 여건이 열악한 군용기를 타고 장시간 비행하는 것은 힘들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승무원과 기체의 안전을 위해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또 자이툰부대의 군용 차량과 무기 탄약 등을 국내로 철수하기 위해 당초 그리스 선적의 화물선과 수송 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리스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해당 선사의 화물선 운항이 불가능해지자 철수 개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나라 선적의 화물선으로 교체했다.

군 관계자는 “파견 병력과 장비의 철수 작전에 미치는 세계정세의 영향을 절감한 계기가 됐다”며 “향후 파병 및 철수 작전에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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