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따라하기]1등 주식은 불황 헤치며 열매 맺는다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투자와 투기의 구분: 투자란 자산의 가치와 사업전망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투자원금을 지키면서 적절한 수익을 얻으려는 행위를 말하며, 그렇지 못한 행위는 투기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중》

워런 버핏은 그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의 서문에서 말했다.

“성공적으로 투자하는 데에는 높은 지능지수나 특별한 사업적 직관 또는 내부자 정보 같은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의사결정을 하는 바른 사고체계와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요즘같이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판단된다.

버핏은 독점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선호했다. 현명한 투자자는 경제가 어려워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때 주가가 아니라 기업이 갖고 있는 독점력의 정도, 즉 경제적 해자(垓字)를 중시한다.

실제로 우량 기업은 경제가 어려워 경쟁 기업이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높여 독점의 과실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이익 증가로 나타난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을 반영하기 마련이므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기업의 주가는 위기 후 곧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제 과거 한국 주식시장에서 주가 폭락 후 반등한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필자는 버핏이 선호할 만한 국내 회사의 예로 농심과 신세계를 들고자 한다.

농심은 국내 제1위의 라면 제조회사이다. 주력제품인 신라면 사발면 등은 독자에게도 친숙한 제품일 것이다. 이 중 신라면은 1986년에 출시된 장수 브랜드이며 라면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신세계는 대형마트에 강점을 가진 업계 1위의 유통전문회사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농심과 신세계의 주가를 살펴보자. 외환위기가 발생한 시기(1997년 12월) 농심의 주가는 2만8400원으로 1997년 3월 대비 48.8% 하락했으나 이후 반등해 현재 주가(11월 7일 종가)는 21만80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의 경우 상승 폭은 더욱 놀라운데 1997년 12월 1만 원대인 주가는 현재(7일 종가) 45만2500원으로 급등했다.

농심과 신세계의 주가가 급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외환위기를 기회로 우량한 펀더멘털을 더욱 강화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업계 전체가 암울하던 시기에 농심은 오히려 영업활동을 강화해 라면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신세계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 시기를 활용해 영업 용지를 낮은 가격에 매입했다. 이것이 이마트 개점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훗날 외형 성장을 견인하게 된다.

외환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한국을 대표하는 가치투자회사 중 하나를 만든 에셋플러스의 강방천 회장은 1등 기업을 선호한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꼭 한마디만 하라고 한다면 “다른 말 필요 없이 1등 주식을 사라”고 말한다.

“주식투자자들은 1등 주식이 왜 좋은지 아직도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1등 주식은 당장 주가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오르게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자본주의의 경기 순환원리에 있다. 경기는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1등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는 불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3, 4, 5등 회사도 좋아지지만 불경기가 되면 5등 회사부터 문을 닫는다. 극심한 불황이 되면 2, 3등 회사도 문을 닫을 수 있다. 하지만 1등 회사는 경쟁회사가 문을 닫을 때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외환위기 때를 돌아보라. 1등 기업은 하나같이 살아남아서 몇 배씩 주가가 올랐다. 1등 기업은 항상 장기적인 승자로 남는다.”

지금 주식시장은 경제위기의 부담 속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독점력이 강한 기업들에 대한 차분한 공부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버핏의 스승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에서 제시한 주식투자 원칙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업의 영업활동을 이해하라.

둘째, 주가를 계산하고 안전마진을 확보하라. 안전마진이 불투명하다면 주식을 매입하지 않아도 좋다.

셋째, 당신의 지식과 경험에 용기를 가져라. 사실을 통해 결론에 도달했고 당신의 판단이 건전하다면 그에 따라 행동하라. 다른 사람이 망설이거나 당신 생각과 다르더라도 말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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