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재테크]줄잇는 정책수단이 증시 안정시킬까요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한은 금리인하 ‘좋은 신호’… 美구제금융 효과가 변수

Q:주식투자로 시름이 깊어가는 30대 주부인데, 최근 뉴스를 보면 정부 고위공무원들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금융시장 안정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특히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했다는 신문기사도 봤다. 과연 이런 조치들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까.

최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0월 19일 나온 금융시장 대책이 외화유동성 지원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고 원화유동성 지원은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10월 27일 금통위가 결정한 사상초유의 75bp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유동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은행채를 비롯한 일부 특수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증권에 포함시킨 것은 채권시장의 수급 개선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을 촉진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사실 국내 금융시장에는 돈은 풀렸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결국 정부대책은 국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완화하고 실물시장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키면서 심화되는 경기하강 흐름을 일정 부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 금융시장 안정화를 이뤄내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정책 수단이었다. 9·11테러 직후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를 기점으로 세계증시의 반전이 시작됐고, 2003년 3월과 2004년 8월과 같은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주식 및 채권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채권시장은 단기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을 밟으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권에서 플러스권으로 반전되는 모습이 주로 관찰됐다. 현재 국면도 장단기 금리차의 왜곡현상이 심화됐다는 점에서 이번 한국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은 은행채를 비롯한 CD금리의 하향세를 촉진시키며 금융권의 자금경색을 완화시키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금리가 인하됐던 10월 27일에는 CD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12영업일 만에 내림세를 보이며 시중 예대금리 하락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물론 최근 글로벌 통화 공조에도 불구하고 세계 증시의 폭락세가 진정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의 정책적인 대응보다도 신용위험의 확산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선(先)대응-후(後)악재’의 선순환구조가 아닌 ‘선악재-후대응’의 사후적 해결에 그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결국 금융 불안의 연쇄 고리를 끊는 것은 시장의 합리적 기대수준을 뛰어넘는 과감한 정책투입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락세가 진정되는 것이 확인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측면에서 예상을 넘어선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급락세 진정의 출발점이라고 생각되며,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와 미국 정부의 은행 주식매입을 통한 구제금융 투입, 미국 대선 등 글로벌 경제 정책과 변수들이 얼마나 시장에 우호적으로 전개되느냐가 향후 금융시장의 안정화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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