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찬환]해외서 칭찬, 국내선 비판받는 ‘건설한국’

  • 입력 2008년 9월 1일 02시 59분


크게 건축과 토목으로 구분되는 건설은 우리의 기본 생활에 편의를 주는 필수적인 분야다. 한국 건설업체는 일찍 해외에 진출해 국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건설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건설 중이거나 완공된 시설물이 붕괴되는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가 여러 차례 생겼다. 해외에서는 아주 잘한다고 평가받는 업체의 건설 기술이 국내에서는 왜 비판을 받는가.

오랫동안 관행화된 불합리한 건설 환경과 건설정책 및 제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중 하나가 계약 제도와 품질 경시 풍조이다. 최저가 낙찰은 덤핑과 저품질 경쟁을 부추기고 물량 위주의 건설은 ‘빨리빨리’와 ‘대충대충’이란 고질병을 낳았다.

시설물은 한 번 지으면 오랜 기간 내구성을 가질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용하므로 처음 건설할 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싸고 부실하게 지으면 오랜 기간 유지관리와 보수에 더 많은 비용이 들므로 장기적 안목에서 경제성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건설감리는 불법 부실시공을 방지하고 안전하고 품질 높은 시설물을 만들기 위한 제도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일부 공정을 감리에서 제외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은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건설감리를 규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한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며 필수적인 존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사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하여 안전과 품질을 보장받는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따라서 정부가 책임감리 대상 공사의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큰 것은 소중하니 잘 관리해야 하고 작은 것은 중요하지 않으므로 적당히 운영해도 된다는 식의 관념은 고쳐야 한다.

또 민간에 위임한 책임감리를 전문성 부족과 부조리를 이유로 다시 공무원 감독 기능으로 돌리려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본다. 발주처에서의 감독은 어느 면에서는 필요하지만 민간 책임감리 제도와 완전히 교체해서는 곤란하다.

작은 정부, 민간기업의 참여 확대, 전문성 확보라는 명제에 역행하는 정책과 제도는 개선해야 한다. 또 21세기 미래지향적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화에 걸맞게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건설감리 제도는 전문성 효율성 투명성 합리성을 갖고 경쟁력과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바람직하다.

최찬환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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