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엄마, 저 銀 먹었어요”

  • 입력 2008년 8월 25일 03시 00분


생후 8개월 만에 입양된 노르웨이에 태권도 은메달을 안긴 니나 솔하임(조미선)이 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생후 8개월 만에 입양된 노르웨이에 태권도 은메달을 안긴 니나 솔하임(조미선)이 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노르웨이 입양 니나 솔하임, 태권도서 자랑스러운 2위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쌍둥이 여동생과 한국을 떠나야 했다.

이역만리 노르웨이의 어느 가정에 입양된 뒤 태권도를 배워 올림픽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주인공은 노르웨이 태권도 대표팀 니나 솔하임(조미선·29).

그는 23일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땄다. 도복의 검은 띠에는 한글로 ‘니나 솔하임’, 영어로는 한국 이름인 ‘CHO MEE SUN’ 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니나는 “나는 노르웨이 사람이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과 한국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인들이 많은 응원을 해 줘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79년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났다는 니나는 쌍둥이 여동생 모나(미옥)와 함께 노르웨이에 입양됐다.

이들 자매는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을 지킬 힘을 길러야 한다”는 양부모의 손에 이끌려 9세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이들은 타고난 피는 못 속이는 듯 ‘쌍둥이 태권 전사’로 이름을 날리며 국가대표에 뽑혔다. 언니 니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도 출전해 8강까지 올랐으나 아쉽게 탈락한 뒤 이번에 비로소 시상대에 올랐다. 동생은 팔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데 실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동반 출전이 목표.

니나는 2001년 제주 세계선수권대회에 동생 모나와 함께 출전해 3위를 차지한 뒤 생모와 재회하기도 했다.

니나는 한국 취재진에게 “내 얘기를 다룬다면 한국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 우리는 e메일이나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입양아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경우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동메달리스트 토비 도슨(김수철·미국)이 유명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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