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학발명 꿈나무 키우기 30년

  • 입력 2008년 7월 9일 23시 02분


박정희 대통령 집권 마지막 해였던 1979년만 해도 누가 외국에 나가면 일가친척들이 김포공항에 나가 환송할 만큼 국제화가 덜 되고, 국민소득이 높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해 동아일보가 입상자 전원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견학시키는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를 창설하자 전국 초중고교생과 교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당시 연매출 200억 원에 순익 7억 원의 한국야쿠르트가 그때로는 거액인 8000만 원을 협찬해 성사시킨 사업이었다.

탐구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에게 과학적 상상력을 한껏 펼칠 마당을 제공한 이 대회가 한 해도 거른 적 없이 올해로 어언 30돌을 맞았다. 올해도 지방 예선에 총 15만5000여 점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거쳐 본선에 ‘지영이의 색연필 케이스’(대통령상)를 비롯한 298점이 오른 가운데 오늘 대전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이 대회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학교 현장에서 발명이나 기술적 창작을 자극하고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을 길러 주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고, 오래된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다루기 위해서는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수상작들도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부닥치는 문제를 남다른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탐구하고 과학적 상상력을 보태 새로운 발명으로 연결한 작품들이다.

세계적 무한경쟁시대의 국가경쟁력은 한 나라가 확보한 과학기술력의 총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가 세계 13위의 경제력을 이룬 것도 교육을 통한 과학기술력 배양이 밑바탕이 됐다.

노무현 정권은 국가적 과제인 과학발명 꿈나무 키우기 사업에 힘쓰는 동아일보를 도와주기는커녕 신문 논조에 대한 보복으로 동아일보를 주최자에서 빼고 대회를 개최하라고 과학기술부에 압력을 넣었다. 노 정권은 각종 홍보물에서 ‘동아일보 주최’라는 부분을 빼게 하고, 개막식에 참석하는 관계기관 인사들의 격을 낮췄다. 과학 탐구와 발명에서도 ‘내 편 네 편’을 가른 옹졸하고 비열한 작태였다.

이 대회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올해 더욱 성대해진 데는 한국야쿠르트의 헌신적 기여가 큰 힘이 됐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청소년들의 꿈을 꺾지 않겠다며 협찬을 계속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회를 비롯해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 다방면에서 인재들을 발굴하는 사업들을 수십 년째 펼쳐 온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학생발명품경진대회가 배출한 꿈나무들이 한국 과학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동량(棟樑)으로 성장하기를 빌며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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