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보이스피싱 사기범 등친 사기범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보이스피싱(전화사기)’ 단원으로 노숙자의 대포통장을 구입해 총책 나모(45) 씨에게 판매하던 고모(35) 씨 등 3명은 지난해 1월 새로운 사기 방법을 생각해 냈다.

15만 원에 산 통장을 나 씨에게 30만 원에 팔지 않고 이 통장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것. 나 씨가 2001년부터 6억 원을 횡령해 해외 도피 중임을 악용했다.

이들은 노숙자에게서 통장을 구입할 때 예전과 달리 입금 시 휴대전화 문자서비스(SMS) 알림 서비스 가입, 텔레뱅킹, 보안카드,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경찰, 국세청, 백화점 직원을 사칭한 동료에게 속아 사람들이 대포통장에 입금한 돈을 나 씨가 찾기 전에 가로챌 수 있기 때문.

고 씨 등은 같은 달 진모(25) 씨의 계좌에 1900만 원이 입금되자 곧바로 빼내는 등 5월까지 10차례에 걸쳐 1억2000만 원을 빼돌렸다. 돈은 똑같이 나눠 유흥비와 생활비로 썼다.

‘사기꾼이 사기꾼을 등치는 고단수 수법이 있다’는 제보를 경찰이 입수하면서 범행은 들통 났다.

부산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26일 고 씨 등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도피 중인 나 씨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를 의뢰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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