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29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어음을 받다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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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75가 검토실을 놀라게 했다. 하성봉 7단은 “가볍게 선수한다고 뒀는데 백 76으로 응수하는 수를 깜빡 했다”고 말했다.

하 7단 정도의 실력이라면 흑 75에 백이 순순히 이어줄 것이라는 착각은 하기 힘들다. 크게 잘못 생각한 셈이다.

참고도 흑 1이 정수. 백 2로 응수할 때 흑 3으로 손을 돌린다. 참고도와 실전을 비교하면 완전히 한 수 차이가 난다. 백 86까지 하변이 백의 수중에 떨어져 백 우세가 확연해졌다.

백 92에 흑 93, 95로 타이트하게 받은 것은 불리함을 의식한 수. 백 100, 102로 하변 흑 진이 뚫리는 아픔이 있지만 전체 백 대마를 미생으로 만들어 공격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 대마를 지금 잡으러 가긴 어렵다. 외부의 여건이 변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말하자면 현찰을 내주고 어음을 받은 것이다. 어음은 부도날 수도 있는데도 현 상황에서 현찰을 챙기다간 승리할 수 없다고 본 승부수였다.

흑 117로 좌변 백 진에 침입해 본격적인 흔들기가 시작됐다. 흑은 이곳에서 뭔가를 얻어내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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