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엷음의 허를 찌르다

  • 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흑이 세력을 키울 곳은 상변과 하변. 상변보다 하변의 폭이 더 넓기 때문에 흑은 하변부터 손을 댄다.

흑 71을 본 목진석 9단은 고개를 갸웃한다. 목 9단은 참고1도 흑 1로 두텁게 막는 수를 예상했다. 그러면 백 2로 삭감하러 가야 하는데 흑 5의 공격이 좋아 앞길이 험난하겠다고 고민하던 중이었다.

흑 71은 가드를 내리고 상대를 유도하는 듯 하다. 흑은 백이 67, 69의 두 점을 잡기를 바라는 것. 두 점을 미끼로 주고 하변 세력을 막강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목 9단은 흑 71의 허를 찌른다. 백 72로 격렬하게 붙여간 것은 깊은 수읽기 속에서 나온 수.

강동윤 7단은 예상치 못했던 백 72을 보고 미간을 찡그린다. 직감적으로 백 72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

흑 73이 최선이지만 백 74로 젖히자 더는 공격이 힘들다. 흑 75로 참고2도 흑 1, 3처럼 두고 싶지만 백 4의 축머리 활용이 절대 선수여서 백 6까지 흑이 망한다. 흑 89까진 필연적 수순. 하변 흑 진이 속절없이 깨져서 백의 우세가 확립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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