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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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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소설가 J K 롤링이 쓴 ‘해리 포터’ 시리즈는 그 경제적인 효과가 308조 원으로 당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총액인 231조 원보다 무려 77조 원이나 많은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또 미국 미디어융합연구소인 MIT미디어랩에서는 과학과 예술을 창의적으로 융합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예컨대 자폐증 환자의 마음을 알아내는 시스템이라든지 아기의 감정 상태를 알아내는 곰 인형, 할인점의 카트처럼 간편하게 접히는 자동차 등 그야말로 ‘상상력 발전소’라고 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물과 모래와 시멘트라는 각기 다른 세 가지 성질이 만나면 강력한 콘크리트가 되는 것처럼 과학과 예술이 만나면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1970년대를 기점으로 미국, 유럽 등의 국가들은 첨단 전시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교육기관의 훈련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신부가가치의 미래산업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은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 전시박람회장, 국제비즈니스센터에서 첨단형 기업 전시 등 국제 규모의 전시회를 활발하게 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3월 26일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서울산업대 과학문화디자인연구소와 교육과학기술부, 국립중앙과학관 공동 주최로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전시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과학기술이라는 혼과 그 혼을 담는 그릇인 전시디자인의 융합을 시도하자는 취지였다.
21세기로 접어들어서는 디지털 기술 컨버전스에 따른 첨단 산업과 시장의 변화, 광대역화 온라인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정보통신의 발달로 과학기술과 전시디자인의 융합이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전시를 통해 얻는 경제적인 효과도 만만찮다. 기업 마케팅 및 광고·홍보, 그리고 기술 및 지식의 교류, 구매자의 반응을 즉시 제품에 반영하는 피드백 효과 등 다양하다.
특히 국가 차원의 전시산업 육성은 수출 기반 강화와 교역·투자 증진, 고용 확대, 소득 증대 등 거시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가 이미지도 크게 높일 수 있다.
나아가 관광, 컨벤션 등 연관 산업 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도 있다. 독일 전시산업의 경우 정보, 호텔, 음식료품, 여행 및 관광, 항공운송, 인쇄업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국내총생산(GDP)의 1%를 웃돌(건설업 규모와 대등할) 정도로 엄청나다.
이처럼 과학 전시문화산업은 신규 일자리 및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산업이다.
나아가 과학기술의 대중화 및 산업화를 앞당겨 대한민국의 미래 브랜드 가치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과학 문화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과학 전시문화산업을 위한 핵심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김경훈 서울산업대 교수 시각디자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