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벌 시구…효리가 연아에 밀린 이유

  • 입력 2008년 4월 2일 12시 11분


LG 트윈스의 홈 개막전이 열린 1일 잠실구장은 ‘피겨요정’ 김연아와 톱스타 이효리의 방문 소식으로 경기 전부터 들썩였다.

시구를 위해 잠실을 찾은 김연아를 보기 위해 정진호 수석코치 이하 LG 코치진은 “언제와?”, “왔어?”라며 도착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근엄한 양상문 투수코치조차 김연아의 시구 교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김재박 감독은 “재활은 잘 되느냐”라며 김연아의 근황까지 꿰뚫고 있었다. 또 일본 후지 TV의 ‘프리미어 A’란 2시간짜리 방송은 김연아 특집을 촬영하러 오기도 했다.

“감기에 걸렸다”는 김연아는 청바지에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해 LG의 1번 유니폼 상의를 겹쳐 입고, 양 코치 지도 아래 투구 교습을 받았다.

실제 시구에서도 김연아는 “실제 마운드에 서니 떨려서 연습처럼 안 됐다”라고 했지만 ‘낙차 큰 커브’를 무리없이 포수 미트에 집어넣었다. 김연아는 약 2년 전 현대 유니콘스의 시구를 경험한 바 있다.

이런 핸디캡(?)에도 김연아는 이효리를 제치고 LG의 시구자로 낙점받았다는 후문이다. 당초 이효리 측에서 “LG의 홈 개막전 시구를 하고 싶다”란 메시지를 넣었으나 LG는 이효리가 경쟁사인 삼성의 휴대전화 모델인 점을 감안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효리는 LG의 잠실 라이벌인 두산의 소주 ‘처음처럼’ 모델이기도 하다.

결국 이 때문에 시구의 영예를 놓친 이효리는 잠실구장 본부석에서 관중 신분으로 김연아의 시구와 LG-삼성전을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김연아의 시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구본준 LG 구단주는 노트북컴퓨터를 선물했다.

(사진설명=피겨요정 김연아(오른쪽)가 LG의 잠실 개막전 시구를 맡은 반면 시구를 원했던 가수 이효리(왼쪽)은 경쟁사의 모델이라는 이유로 LG구단이 거절 의사를 밝혀 관중석에 경기를 지켜봤다.연합)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화보]‘국민요정’김연아 시구…이효리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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