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춘란배 국가대표 선발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 입력 2008년 3월 31일 03시 00분


어지럽게 끝내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승부의 추는 백에게 기운 채 움직이지 않는다.

백 144에 흑 145는 기억해둘 만한 끝내기.

박영훈 9단은 흑 151로 한껏 버티는데 안타깝게도 백 154가 성립한다. 흑은 집을 불릴 데가 중앙 밖에 없는데 백이 틈을 보이지 않는다.

박영훈 9단은 최근 끝내기 면에선 이창호 9단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정교한 솜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5∼6집 차이가 나는 바둑을 역전시키는 건 상대가 착각을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러나 앞날은 장담하기 어려운 법. 원성진 9단의 자존심이 큰 실착을 빚어낸다. 흑 165로 들여다봤을 때 백 168이 문제의 한 수.

백은 지금 실리를 더 벌어들일 필요가 없었다. 백 168로는 참고도 백 1이면 충분했다. 이렇게 튼튼히 연결하면 흑은 도저히 덤을 낼 수 없다.

백 168은 아무리 유리한 국면이라고 해도 뒤로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라이벌 의식의 산물이었다. 박 9단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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