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이야기]“주가하락은 당신의 적 아닌 친구”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펀드매니저만큼 말을 잘하는 직업도 드물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펀드매니저의 일과는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고 한다. 전체 일과시간 중 3분의 1은 펀드 운용하는 데 쓰고, 다른 3분의 1은 자신의 펀드수익률을 자랑하는 데 쓰고, 마지막 3분의 1은 다른 펀드매니저와 싸우는 데 쓴다는 얘기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자기 합리화를 잘하는 게 펀드매니저들이지만 요즘 같은 침체장에서는 이들의 투자 전략이 꽤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첫째, 펀드매니저들이 일관되게 하는 말 가운데 하나는 주식시장의 하락과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역으로 이용해서 투자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미국의 존 템플턴 씨는 “다른 사람보다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투자 방향을 다르게 하라”고 했다. 즉 많은 사람이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할 때 그들과 반대로 하는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안겨 준다는 것이다.

금세기 최고의 펀드매니저인 워런 버핏도 “주가 하락은 당신의 적(敵)이 아니라 당신의 친구”라는 말을 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주가 하락으로 기업이 저평가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가치투자를 권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투자자가 과거 수익률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에 수익률 고점에서 가입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베트남펀드, 그룹주펀드(특정 대기업 집단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중국펀드, 브릭스펀드 등 숱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만약 장기적인 시각으로 독자적인 판단을 내렸다면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펀드매니저들은 늘 장기 투자의 미덕을 강조한다. 세계 최초로 인덱스펀드를 활성화시킨 존 보글이라는 펀드매니저는 “시간은 당신의 친구이며, 충동적인 행동은 당신의 적이다”라는 말로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다. 좋은 펀드를 좋은 시점에서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이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펀드매니저들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면 좋은 상품을 좋은 시점에서 사서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장기간 투자를 지속하는 것만이 성공 투자의 비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와 인내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지만….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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