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0대 ‘낚시질’에 걸려든 부끄러운 어른 42명

채팅 통해 성매매 유혹

입금 확인후 연락 끊어

10대 남녀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두 달 동안 벌인 ‘인터넷 성매매 사기극’에 성인 40여 명이 걸려들었다.

전북 전주시 덕진경찰서는 7일 인터넷 채팅을 통한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들에게 돈을 입금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17·무직) 군과 박모(17·무직) 양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이 처음 범행을 모의한 것은 1월 초.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들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케이블TV 재연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는 수법을 이용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성매매 사기를 시작했다.

아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채팅 사이트에 가입한 뒤 대화방에 들어온 남성들에게 이른바 ‘조건만남’(성매매)을 제의했다.

대부분 서울지역 직장인인 상대 남성들은 성매매 유혹에 쉽게 넘어갔고 일부 의심하던 남성도 박 양의 전화에 선불금 5만 원을 선뜻 입금했다.

성매매 선불금을 받기 위해 박 양이 개설한 은행계좌에는 42명이 21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입금 사실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연락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입금한 남성들은 실제로 성매매를 하지 않아 사기 피해자에 해당하지만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에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