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의회, ‘李당선 축하’ 뜻 살려 FTA 비준동의를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0분


미국 하원이 이명박 차기 대통령 당선 축하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이정표가 될 만하다. 하원은 지난주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상원도 곧 축하 결의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계를 강화하려는 이 당선인의 확고한 의지에 대해 미 의회가 화답(和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 의회의 한국 대통령 당선 축하 결의는 전례가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구속력 없는 결의에 머무르면 세리머니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결의 채택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미 의회가 한미 양국이 직면한 현안을 제때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한미 간 최대 현안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비준동의를 신속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7일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도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재계와 여러 시민단체 또한 비준동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당선인도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의원들에게 조속한 비준동의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총선을 앞둔 농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안에 일부 반대 세력이 있기는 하지만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고, 꼭 통과돼야만 한다.

미국의 발걸음은 우리보다 더딘 것 같아 답답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연두교서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동의를 촉구했으나 의회에서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강하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미 FTA 비준은 더 어려워진다.

한국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유지를 위해 그동안 노력할 만큼 했다. 한국 정부와 국회는 반대세력의 방해를 무릅쓰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고 용산기지 이전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동의했다. 미 의회는 FTA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 한국의 성의에 답해야 한다. 미 의원들은 당선 축하 결의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보여 주기 바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