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부처 ‘사무실 확보’ 기싸움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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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재 18부 4처 18청인 정부 조직을 13부 2처 17청으로 대폭 개편하기로 확정하자 각 부처가 사무실 확보를 놓고 벌써부터 ‘기(氣) 싸움’이 한창입니다.

대등한 상황에서 통합하는 부처들은 서로 ‘저쪽 부처가 우리 건물로 옮겨 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청사 내 공간이 부족해 서너 개 건물에 흩어져 있는 일부 부처들은 ‘이번 기회에 청사 외부에 새 건물을 찾아보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통합된 기획재정부가 정부과천청사의 최고 명당으로 통하는 1동 건물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을지입니다. 현재 1동은 재경부와 법무부가 절반 정도씩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경부는 과거 정부조직 개편 때에도 법무부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검찰청사 등으로 이사 가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왔습니다. 재경부는 법무부가 서초동의 예산처 청사로 이전하고 예산처가 과천청사 1동으로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법무부가 받아들일지 미지수입니다.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상당 부분, 그리고 재경부의 일부까지 흡수해 지식경제부로 재탄생하게 될 산업자원부도 공간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과천청사의 한 동을 농림부와 나눠 쓰고 있지만 통합 부처는 1500여 명의 거대 조직입니다.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농림부 역시 농수산식품부로 확대 개편될 예정이어서 공간을 둘러싼 양 부처의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수산부의 해운 부문을 흡수할 건설교통부도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부 부서가 나가고 그 자리에 해양부 직원들이 입주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과천청사 내 3개 건물에 흩어져 있는 데다 서울사무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임대 사무실을 쓰고 있어 이번 기회에 서초동 예산처 건물을 차지해 이사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습니다.

경제부처의 한 공무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무공간 확보를 놓고 신임 장관들끼리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치영 기자 경제부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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