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골프채 대신 책… ‘열공’하는 임원들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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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골프채 대신 책을 가까이하는 기업 임원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발적으로 또는 최고경영자(CEO)의 요청으로 ‘열공’(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임원들의 이야기가 자주 들립니다.》

품질 경영에 이어 브랜드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최근 매주 토요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와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임원 대상으로 ‘브랜드 경영’ 특강을 진행 중입니다. 그룹의 모든 임원은 네 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 특강은 임원들도 브랜드 경영을 알아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후문입니다.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는 포스코는 일찌감치 임원들에게 ‘주말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2005년 8월부터 매달 두 차례 열리는 ‘토요아카데미’에는 포스코 임원 및 부실장, 출자사 임원, 외주 파트너사 사장이 참여합니다.

아카데미의 주요 테마는 리더십과 혁신역량 강화로, 시의성에 맞는 경영 이슈에 대해 사내외 강사가 강의를 합니다. 들어도 되고, 안 들어도 되는 강의가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대부분 참석해야 하는 강의라고 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대우건설 임원 100여 명은 최근 두 달간 인터넷을 통해 ‘재무관리능력 향상과정’을 들었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회계학을 강조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직원들의 보고를 받을 때도 숫자를 먼저 챙기기 때문에 재무제표나 손익계산서를 꼼꼼하게 분석하는 것은 임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합니다. 신임 임원이 되면 열흘 동안 재무관리를 중심으로 교육을 받고, 기존 임원들도 사흘 동안 회계과목을 공부합니다.

이 외에도 웬만한 대기업 임원들은 임원으로 있는 동안 각종 교육을 받습니다. 교육이 끝나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회사의 냉정한 평가도 받아야 합니다.

기업의 핵심전략을 이끌어 갈 임원들이 받는 교육은 개인이 아닌 회사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임원 교육을 확대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업의 별’ 임원. 임원이 되기도 어렵지만 임원 노릇 하기는 더욱 어려운 듯합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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