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현장에서/‘개미의 원칙’ 잊지 말자

  • 입력 2007년 9월 13일 03시 02분


올해 여름은 증권담당 기자에게 무척이나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사상 최초로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했고, 뒤이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폭으로 떨어지는 ‘공황의 공포’를 지켜보기도 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가능성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쳤고 투자자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그러다 기관과 개인의 힘으로 세계 어느 나라 증시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증권담당 기자들은 업계의 분위기, 금융당국의 대책, 투자자들의 반응을 독자에게 전달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증권담당 기자보다 올해 여름을 더 길게 느낀 이들은 주식과 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일 것이다. 한창 증시가 상승세를 구가할 때 한 개인 투자자는 “어차피 오를 주가라면 왜 하루씩 나눠서 오르는지 모르겠다”며 “밤만 되면 다음 날 아침이 기다려진다”고 흐뭇해 했다. 주가가 급락할 때의 하루하루는 이 투자자에게 참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주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의 심리는 더 불안해진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드라마 같던 증권시장에 큰 변화는 없었던 셈이 됐다. 2,000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1,600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800대로 회복했다. 단기간의 급등락이 있었을 뿐이지 결과로 보면 결코 견디지 못할 정도의 하락은 아니다. 다만 급락에 당황해 펀드를 환매했거나 주식을 판 투자자들은 손해 규모가 컸을 테고, 꿋꿋이 버틴 투자자들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투자는 순간의 시황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급등락이 반복되면 성공한 투자자와 실패한 투자자가 쉽게 나뉘게 된다. 이런 장세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투자자가 웃기 마련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급등락장에서 손해를 많이 보는 것도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정보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적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에게는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 펀드매니저는 “조금씩, 꾸준히, 오랫동안 투자하는 것이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증시 급등락이 대다수 개인 투자자에게 남긴 교훈도 여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주성원 경제부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