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29까지 좌변의 구획이 대략 정리되었다. 백은 좌변 흑세를 적당히 누그러뜨려 놓고 30으로 우변에 뛰어든다. 줄 것은 미련 없이 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는 얘기다. 아직 13세 소년의 고사리 같은 손이지만 반상의 착점들은 암하노불(巖下老佛)의 그것이다.
백 34의 보디체크에 흑 35로 가만히 참는 것이 상대를 더 갑갑하게 만드는 수다. 참고2도 흑 1로 드잡이하는 것은 백 6까지 틀을 잡게 해줄 뿐이다. 붙이면 젖혀야 할 때가 있고 가만히 늘어야 할 때가 있다. 강렬하게 젖히는 게 공격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거 같지만 실은 반대 경우가 많다. 타개할 때는 강렬하게 젖히거나 붙이는 수가 특효약이고 공격을 위해서는 1보 후퇴하는 것이 빌미를 주지 않고 2보 전진을 노리는 길이다.
자, 백 40 다음 흑의 한 수는? 이 한 수가 판의 흐름을 바꾸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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