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JFW는 쇼가 아니라 비즈니스”

  • 입력 2007년 3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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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저팬 패션 위크(JFW)의 도쿄 패션 컬렉션에 선보인 의상. 왼쪽부터 한국 브랜드 ‘도호’, 일본 브랜드 ‘mercibaucoup,’와 ‘DRESSCAMP’가 발표한 작품. 사진 제공 moda
제4회 저팬 패션 위크(JFW)의 도쿄 패션 컬렉션에 선보인 의상. 왼쪽부터 한국 브랜드 ‘도호’, 일본 브랜드 ‘mercibaucoup,’와 ‘DRESSCAMP’가 발표한 작품. 사진 제공 moda
日정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 위해 아시아 국가 적극 유치

12일 일본 도쿄 니혼바시(日本橋)의 특설 텐트 앞. 노랑머리의 여고생,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 파란 눈의 서양인 등 200여 명이 저팬 패션 위크(Japan Fashion Week·JFW)의 행사 중 하나인 도쿄 패션 컬렉션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JFW는 일본 최대의 패션 이벤트로 12일부터 20일까지 열렸다. 이 기간 중 니혼바시 일대는 패션쇼 시간표를 손에 쥔 구경꾼들과 모델의 워킹 장면이 나오는 대형 스크린의 열기가 뒤섞여 축제 분위기였다.

12일 저녁 도쿄 임페리얼호텔에서 열린 JFW의 리셉션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해 패션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패션은 감성을 이용한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라며 “고부가가치 산업인 패션 산업을 단순한 쇼가 아니라 비즈니스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패션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그 배경에는 1980년대에 꽃 피웠던 일본 패션시장의 쇠락이 있었다.

일본 정부는 유명 디자이너들이 해외 컬렉션에 주력해 패션시장의 ‘장터’ 격인 도쿄 컬렉션이 바이어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점을 문제로 지목하고 개선작업에 나섰다.

2005년 도쿄 컬렉션의 명칭을 JFW로 바꿔 행사의 기간과 장소를 압축해 바이어의 편의를 도왔다. 또 컬렉션의 성격을 ‘섬유와 패션이 함께하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구체화했다.

‘아시아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컬렉션’을 모토로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유치전을 펼쳤다. ㈜혜공의 여성복 브랜드 ‘도호’도 한국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이번 도쿄 컬렉션에 참가했다.

도호의 디자이너 도향호 씨는 “10여 년 전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한 번 더 참가해 이름을 알린 뒤 올해 안에 꼭 매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28일부터 4월 6일까지 ‘2007 춘계 서울 컬렉션’이 열린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 컬렉션을 서울 한류스타 패션쇼, 서울 패션 페어, 신진 디자이너 컬렉션 등과 연계해 서울의 대표적 문화행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패션 관계자들은 패션 정책은 문화 정책이 아닌 수출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패션 종사자는 “컬렉션은 비즈니스가 핵심”이라며 “JFW가 섬유와 패션이 함께하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컬렉션을 찾는 해외 바이어와 취재진은 늘었지만 실질적 구매량은 미미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패션협회 원대연 회장은 “삼성도 20년 전에는 해외 인지도가 형편없었다”며 “전자, 자동차 산업의 기술에 투자하듯 디자이너와 패션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 수십 년 후 한국의 패션 브랜드도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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