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제대로 두었다면

  • 입력 200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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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뒤엎고 이창호 9단이 졌다. 도전기는 장기전이다. 한 판 졌다 해서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이 9단이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이 뉴스가 되지만, 승패는 승부사에게 흔한 일이다.

문제는 바둑의 내용이다. 서두르지 않고 악어처럼 물밑에 잠복하고 있다가 중후반에 먹잇감을 덮치는 ‘기다리는 바둑’, 슈퍼컴퓨터 같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끝내기’가 이창호 바둑의 본류다. 그런데 최근 이 9단은 이런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대국만 해도 전혀 이 9단답지 않은 실수로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수순이 길어 이번에는 참고도를 큰 기보로 바꾸었다. 작은 기보가 실전. 백 168이 패착이라고 했는데, 이 수를 제대로 두었다면 어느 정도 차이가 났을까.

참고도 백 1 이하는 도전자가 알기 쉽게 그린 그림이다. 대략 흑 22까지, 서로 큰 곳을 마무리해 간다고 봤을 때 덤이 빠지지 않는 형국이다. 반면으로 흑이 몇 집 남길 수 있으나 덤에 걸리는 형세라고 한다. 백이 어느 한 곳에서 느슨하게 두면 바로 따라잡을 수 있는 정도의 차이였는데…. (172…169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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