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담양서 광주까지… 주인찾아온 진돗개

  • 입력 200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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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까지 밴 채 먼 길을 찾아오다니…. 미안하다, 흰둥아.”

일곱 살 된 진돗개 흰둥이가 10일 옛 주인 김주만(74) 씨의 가게 앞에 나타났다. 김 씨의 가게는 광주 북구 동림동의 철강 매매점. 흰둥이의 현 주소는 김 씨의 사돈댁인 전남 담양이니 20여 km의 거리를 달려온 셈이다.

김 씨는 새끼를 배 신경이 날카로워진 흰둥이를 지난해 12월 말 사돈댁으로 보냈다.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가게보다는 조용한 시골 사돈댁이 낫다고 판단했던 것. 하지만 흰둥이는 1월 초 목줄만 남긴 채 사라졌다. 흰둥이는 한 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가족들은 흰둥이 찾기를 체념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닌 듯 지쳐 보인 흰둥이는 옛 가족을 보자 만삭의 몸으로 꼬리를 흔들었다. 김 씨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 흰둥이는 14일 5마리의 새끼를 낳았으나 4마리는 사산했다.

김 씨는 “흰둥이가 영리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집으로 돌아오다니 정말 놀랐다”며 “힘들 텐데 우리를 찾아주니 기특하면서도 안쓰럽다”고 말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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