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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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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씨는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핵 포기 조치의 초기단계를 시작하면 인도적 수준의 지원을 넘어 북한 경제 재건을 위해 더 강한 햇볕을 쬐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도 햇볕정책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만 보일 게 아니라 계승할 것은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박근혜 씨 등 당내 다른 대선주자의 대북정책은 물론이고 ‘원칙 있는 대북 지원과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당론에서도 벗어난 발언이다.
최근 들어 손 씨는 당과 다른 주자들에 대해 날선 비판을 거듭하고 있다. 여론의 지지도가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려는 안간힘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차기 집권을 꾀하는 한나라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다급해도 대북 문제에 그런 식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
DJ-노무현 정권은 지난 9년간 햇볕정책이란 미명 아래 8조 원 이상을 북에 퍼 주었고, 이런 일방적 지원이 결국 북의 미사일 개발과 핵실험을 도와준 것이 사실이다. 6자회담이 재개됐지만 북핵 폐기의 실마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햇볕정책 탓이 크다. 손 씨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씨의 ‘7% 성장’ 등 경제공약에 대해 손 씨가 “국민 기만” 운운한 것도 지나치다. 그동안의 저성장은 이 정권이 집요하게 경제논리를 거부하며 국민에게서 ‘경제 하려는 의욕’을 빼앗아 간 탓이 크다. 정말 거국적으로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리더십만 등장한다면 7%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경쟁자들의 공약이라고 폄훼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지금 여권 일각에서 손 씨에게 영입 손짓을 하고 있다. 그의 최근 행보는 ‘정치적 변신’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인가. 정치는 생물과 같다고 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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