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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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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출사표를 낸 5명의 후보자들이 ‘무관심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많은 시민이 교육감을 직선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고, 안다 해도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후보자들은 교육철학이나 공약을 알리기는커녕 선거제도의 변화부터 설명해야 할 형편이라며 울상이다. 선거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선거 열기는 더욱 식었다고 한다.
▷이런 무관심은 미국 일본 등과는 달리 교육자치 전통이 얕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열과는 거리가 먼 현상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식 교육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고, 지구촌 이산가족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정작 ‘지역사회가 어떤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의 교육에너지가 ‘작게 이기적일 뿐, 크게 이기적이지는 못하다’고나 할까.
▷“교육감이 뭐가 중요해 선출까지 하느냐”는 생각은 잘못이다. 부산시교육감만 해도 연간 2조2000억 원의 예산과 3만 명이 넘는 교원 인사권을 쥐고 있다. 더구나 학교 교육의 기틀을 어떻게 짤 것인가가 교육감에게 달려 있다. 인성교육을 할 것인가, 학력 신장을 할 것인가. 특수목적고를 만들 것인가, 실업고를 강화할 것인가. 학교급식은 직영으로 할 것인가, 위탁할 것인가. 이런 문제가 교육감에 의해 결정된다. 진정한 교육자치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이번 실험에서 부산 시민이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전국이 지켜보고 있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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