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는 참고도 흑 1로 움직이는 맛을 노리고 있다. 흑 3이면 백 4로 받아야 하는데 흑 5로 이으면 수가 나는 형국이다. 백 6 이하 10으로 아래 흑말을 잡는 사이에 흑 9, 11로 두 점을 살려 대성공이다. 이런 노림이 있으니 누군들 흑 135, 137의 교환을 지나치겠는가.
그런데 새옹지마(塞翁之馬)처럼 알 수 없는 게 바둑이다. 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었던 흑 137이 패착이 될 줄이야. 김승준 9단의 말을 들어보자.
“흑 137과 백 138을 교환하지 말고 그냥 139에 받는 게 정수였다. 이 교환은 나중에 흑이 하변에 손을 돌리지 못할 경우 138로 젖혀 끝내기하는 것과 비교해 2집 손해인데, 불운하게도 백 140을 당한 뒤 상변 흑대마를 살리는 게 급해 참고도를 결행할 기회가 없었다. 백 172를 당하고 나니 흑 137이 수단을 부릴 여지가 사라졌다. 1집 반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을 감안하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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