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142의 묘착이 있었다

  • 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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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7단은 끈기가 대단해 그에게 한 판 이기려면 ‘백 리에 구십 리가 반’이거니 하고 두어야 한다. 더군다나 천신만고 끝에 형세를 따라잡은 상황이어서 흑이 기세를 타고 있다. 윤준상 4단도 각오를 단단히 하는 눈치다. 그런데 승부란 게 요상하다. 한시름 놨다고 생각하는 순간 방심(放心)이란 놈이 슬며시 기어들어오는 것이다.

흑 139, 141은 당연한 선수 행사로 보였다. 다음 참고도 백 1에 흑 2로 쌍립하면 백은 3으로 이어가야 한다(손빼면 흑 A, 백 B를 선수한 뒤 흑 C에 끼우는 수가 있다). 흑은 이렇게 중앙을 선수로 마무리한 뒤 4, 5로 끝내기할 속셈이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했다.

백 142의 끼움수가 이 7단의 수읽기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묘착. 이 한 점을 희생타로 146까지 틀어막은 뒤 150을 두니 이젠 흑 ‘가’에 잇는 게 선수가 안 된다. 오히려 흑 153으로 이어가기 바빠 백에게 반상 최대의 끝내기인 154를 거꾸로 당했다. 이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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