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 얄미운 당신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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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로 뛰어들었다. 노림수다. 이희성 7단이 위쪽 흑 석 점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노림수를 보았기 때문이다. 윤혁 5단은 이 수 앞에서 또 한번 자책한다. 어찌하여 앞서 백 ‘가’로 이단 젖혀 두지 않았나.

참고1도 백 1로 덮어씌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흑 8로 끊어 잡는 수단이 있어 그야말로 쭉정이만 훑은 꼴이다. A에 끊어둔 수만 있었어도 상황은 달라졌을 터이고 백 1이 가능했다. 바둑은 한 수씩 주고받으며 자웅을 가리는 승부인지라 권투처럼 초반에 KO로 승부가 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단 한 수의 실착이 도미노처럼 줄줄이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이 바둑이 그렇다.

뛰어든 상대를 압박하지 못하고 백 60으로 어정쩡하게 응수했다. 마땅히 둘 데 없다는 얘기다. 흑은 휘파람을 불며 63에 갖다 붙인다. 간명한 수다. 어느 쪽으로 젖혀 잡을 것인가. 참고2도 백 1로 젖히면 흑 10까지 처리하겠다는 심산이고, 실전처럼 백 64로 젖히면 71까지 알기 쉽게 두겠다는 뜻이다. 흑 73, 75도 선수 행사한 것만으로 득을 본 모습이다. 흑 77, 79도 얄밉기만 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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