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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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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는 언행, 철학의 부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국군보안사령부 근무 경력에 대해 침묵했다’, ‘자신이 활동했던 환경운동연합의 주장과 반대로 난자기증모임 발기인에 참석했다’는 등 오 후보의 ‘문제점’이 무려 13가지나 나열됐다. 하지만 그것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폭로할 만큼 대단한 문제인지는 의문이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 탈퇴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2004년 1월 이후 회비를 내지 않았다는 비판은 오 후보 스스로 “민변 활동은 2004년 1월까지 했다”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억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방을 깎아내려 이익을 보려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였다. ‘한나라당 주요 인사의 경악할 비리’ 폭로를 예고했다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 논란의 재탕에 불과했다고 해서 망신을 당한 뒤 폭로전을 자제하겠다고 했던 다짐을 뒤집은 셈이다.
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전은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의 약속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강 후보는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때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불과 사흘 전인 2일 당내 경선에서 당선된 직후에도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고도 선거에 임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날 폭로는 강 후보 측이 아니라 중앙당 대변인이 한 것이다. 후보 캠프에서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으니 중앙당에서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후보 캠프와 당 사이에 ‘역할 분담’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당한 태도는 아니다.
상대 후보의 결점이나 모순 된 언행, 잘못된 전력을 지적하는 것이 때론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곤란하다.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도 그렇지만 선거판을 저질로 만들어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지율의 등락과 상관없이 공당(公黨)과 공인(公人)이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장강명 정치부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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