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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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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충청권에서 이런 말이 자주 들린다.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정자들이 당적을 옮기는 현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별나게 많기 때문이다. 광역과 기초단체장은 물론이고 지방의원들까지 당적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은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말을 바꿔 탔다. 행정수도건설에 반대하는 정당에 몸을 담을 수 없다는 게 당적 변경의 이유였다.
대전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했던 열린우리당 권선택(權善宅) 의원은 자신의 경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7일 탈당한 뒤 동해안으로 떠났다. 그는 ‘제3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1, 2명을 제외하곤 모두 당을 바꿨다. 국민중심당의 충남지사 후보로 유력시되는 이명수(李明洙) 건양대 부총장은 정치 입문 2년 만에 ‘자민련→열린우리당→국민중심당’의 행보를 보였다.
충북에서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기는 이합집산이 계속되고 있다.
당적을 옮기는 이들은 나름대로 이유와 명분을 내세운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민련이 사라지고 국민중심당이 출현하는 등 정치 지형이 바뀐 것도 이들의 변신을 부추기는 요인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성향이 여야(與野)를 넘나들 정도로 하루아침에 변한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당이 비민주적이어서’, ‘정권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 ‘지역민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지만 이들의 변치 않는 이념(?)은 ‘당선 지상주의’라는 것을 모르는 유권자는 없을 것이다.
캐나다의 데이비드 에머슨 의원은 자유당 공천으로 당선돼 보수당으로 옮겨 무역장관에 오르자 유권자와 언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있다. 유권자들은 주민 소환을 준비하고 있고 언론은 그의 선거비용을 문제 삼고 있다. 이는 정치인이 당적을 바꿀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정치인들의 너무 쉬운 변신이 어떤 결론을 낳을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이런 철새에게 식상해 모이를 주는 데 날로 인색해지고 있다. 유권자들도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 철새’들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다. ―대전에서
이기진 사회부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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