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기상도]자금 풍부…구름 걷히고 햇볕 ‘쨍쨍’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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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한국 증시가 새 지평을 연 한 해였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 1,300 선을 돌파했다. 전체 펀드 계좌는 약 950만 개에 이른다. 적립식 펀드 계좌는 500만 개를 넘어섰다.

바야흐로 ‘주식의 시대’가 본격 개막된 것이다.

2006년은 어떨까.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도 대세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냉정한 투자자라면 올해 예상되는 호재와 악재가 무엇인지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머릿속에 ‘1년 지도’가 완성된 투자자들은 예고된 호재나 악재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할 수 있다.

올해 한국 증시는 어떤 모습이고 무엇이 변수일까.

○지난해를 돌아보며 올해를 예상한다

증시로만 보면 2005년은 특이한 해였다. 지금까지 증시의 대세 상승은 경기 활황과 함께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승 랠리는 경기가 바닥권인 상태에서 이뤄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의 이익은 2004년보다 약 2.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주가는 50% 넘게 올랐다. 이익 증가에 비해 주가는 20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런 주가 움직임의 원동력은 ‘증시 재평가’였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주가는 같은 이익을 내고도 일본 기업의 3분의 1, 미국의 절반, 개발도상국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이랬던 주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증시로 시중자금을 흡수한 적립식 펀드는 이런 재평가의 원천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하면 올해 증시의 관심사는 크게 세 가지로 좁혀진다. 증시 재평가가 지속될 것인가, 경기가 좋아질 것인가, 시중자금이 계속 증시로 흘러들어 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기업 실적

대부분 전문가들이 올해 증시를 낙관하는 근거는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대증권은 올해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3.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 폭(2.3% 추정)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업의 수익성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오랜 구조조정을 거쳤고 그 성과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는 수익성이 더 좋아져 지난해 10.1%였던 영업이익률은 11.2%로 높아질 전망이다. 100원어치 물건을 팔면 11.2원을 남길 만큼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찬반양론 맞서는 ‘증시 재평가’

2005년을 관통했던 ‘재평가’라는 화두가 올해도 지속될 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도 재평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쪽이다.

한국 기업의 가치가 개도국 수준을 벗어나 최소한 선진국의 하위권에는 포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럴 경우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아도 코스피지수는 무난히 1,500 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반면 현대증권은 ‘재평가 논리는 반 정도만 믿어야 한다’고 반론을 편다. 이미 한국 기업의 주가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은 지났다는 것. 결국 앞으로는 기업 이익의 증가에 비례해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살펴야 할 변수는 증시 자금

시중자금은 증시로 계속 유입될까. 이는 올해 증시 움직임을 결정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지난해 펀드 열풍이 한 번에 돈을 몰아넣는 거치식이 아니라 매월 꾸준히 돈을 넣는 적립식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앞으로 계좌 수가 크게 늘지 않더라도 적립식 펀드에는 매월 꾸준히 돈이 들어온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주가가 1년 내내 올라 환매 요청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올해 본격 조정을 거친다면 적립식 펀드의 대량 환매(중도 인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2분기(4∼6월) 코스피지수가 1,100 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도 2분기나 3분기(7∼9월)에 조정다운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점에서 환매 사태가 생기면 국내 증시는 힘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자산구조가 예금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고, 증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아졌다.

전체적으로는 올해도 시중자금이 증시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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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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