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지성이면 감천’ 첫골 터졌다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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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졌다.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잉글랜드 진출 공식 데뷔 골을 작렬시켰다.

21일 영국 버밍엄 세인트앤드루스경기장에서 열린 버밍엄 시티와의 2005∼2006 칼링컵(1부리그인 프리미어리그부터 4부리그까지 총 92개팀이 겨루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컵) 8강전. 1-0으로 앞서던 후반 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박지성은 미드필드에서 웨스 브라운이 로빙 패스한 볼을 머리로 루이 사에게 백패스를 한 뒤 곧바로 골문 쪽으로 파고들며 루이 사가 다시 패스한 볼을 왼발로 강하게 차 골네트를 갈랐다.

이는 7월 잉글랜드에 입성한 박지성이 8월 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1차전 헝가리 데브레첸 VSC와의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133일(25경기) 만에 나온 목말랐던 첫 골. 박지성은 이날 전까지 정규리그 17경기, 챔피언스리그 6경기, 칼링컵 1경기 등 24경기를 뛰어 도움 4개를 기록했을 뿐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박지성의 골과 루이 사의 2골에 힘입어 맨체스터는 3-1로 승리를 하고 4강에 올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어깨 가벼워진 박지성

“오랜 기간 골을 못 넣었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됐는데…. 이번에 그걸 털어버려 홀가분합니다.”

잉글랜드에 진출해 마침내 21일 공식 데뷔 골을 터뜨린 박지성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박지성은 이날 각종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팀 주전 중 유일하게 나만 골을 못 넣고 있었는데 이젠 어깨가 가볍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열심히 뛰었고 플레이도 나쁘지 않아 언젠가는 골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있었다. 골이 좀 늦게 나왔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국 축구대표팀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을 마치고 “올해 안에 꼭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던 박지성은 “이젠 모든 부담감을 털어냈으니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퍼거슨 “정말 훌륭한 골” 극찬… 평점8점 팀내 최고

후반 5분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코치진과 함께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PSV 에인트호벤 시절부터 눈여겨본 박지성을 직접 영입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이번 시즌 많은 경기에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만들어 왔다. 오늘은 정말 훌륭한 골(great goal)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지성의 첫 골에 대한 현지 언론과 외신의 찬사도 이어졌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게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한 루이 사(7점)보다 높은 최고평점 8점을 줬다. 8점은 팀 내에서 유일한 점수.

‘더 타임스’는 “박지성이 루이 사와 1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고 보도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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