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판신문 안방 뒤지는 공정거래委

동아일보 입력 2005-12-02 03:06수정 2009-10-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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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의 고발을 근거로 동아 조선 중앙일보 본사 조사에 나섰다. 민언련이 3사를 고발한 것은 2년 전이다. 그동안 공정위는 ‘신문사에서 보내 온 자료가 충분하면 굳이 현장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해 오다가 갑자기 현장조사에 돌입했다. 공정위의 독자적 행정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적지 않다.

공정위는 지난달 1일 16개 신문사의 289개 지국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민언련의 고발이 없었다는 이유로 동아 조선 중앙 헤럴드경제 등 4개 신문을 뺀 나머지 신문사 본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민언련은 주류 신문을 줄기차게 공격해 온 친여 언론단체다. 그러나 민언련은 동아 조선 중앙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편향성을 띤 단체의 일방적 고발 내용을 근거로 3사를 찍어 본사 현장조사를 하는 것이 형평원리에 맞는 공정경쟁 촉진업무라고 할 수 있는가. 지하철마다 무료신문이 넘쳐나는데 신문사 홍보지만 규제하는 것도 편파적이다.

정부는 신문발전위원회를 통해 국민 세금으로 군소 신문의 경영과 유통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면서 비판 신문에 대해서는 옥죄기로 일관하고 있다. TV방송사에는 낮방송까지 허용해 주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의혹을 다룬 특정 프로그램의 광고가 떨어져 나가자 대통령이 직접 칼럼까지 써서 엄호했다. 내 편은 키워 주면서 비판 언론에는 족쇄를 채우려는 노골적인 언론 탄압이 과연 정의롭고 공정한지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 정권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20% 안팎으로 떨어져 바닥을 헤매는 것이 모두 주류 신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지 못하고, 국민을 갈라놓고, 엉뚱한 일에 에너지를 쏟는 국정운영이 지지도 추락의 근본 원인임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정권의 홍위병 같은 언론단체가 2년 전에 제출한 고발장을 들고 신문사 안방에 들어온 공정위 역시 정권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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