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정훈]여론조사 유리할땐 잠잠 불리할땐 발끈?

입력 2005-11-10 03:02수정 2009-10-0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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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최근 40% 선을 넘어선 것을 놓고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본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41.6%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37.9%, 문화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37.4%로 40%대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30%대에 머물던 한나라당은 이런 결과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8일 “앞으로 40% 지지율이 아닌 50% 지지율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며 목표치를 50% 선으로 올렸다. 당 일각에서는 “이제 대선 연패의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다”며 ‘김칫국부터 마시는’ 식의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금 여론조사 지지도는 선거를 앞두고 ‘어느 정당 후보를 찍을 것인가’라고 묻는 투표성향 조사와는 의미가 다르다”고 과잉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제기하는 ‘뒷공론’은 문제다.

열린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KRC 여론조사 결과를 겨냥해 9일 “지지 정당을 물은 것이 아니라 호감도를 물은 것이고, 부동층에 대해 두 번씩 반복 조사해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엉뚱하게 조사 방식을 트집 잡았다.

KRC의 설문은 ‘어느 정당을 가장 좋게 생각하느냐’로 돼 있다. 하지만 이 설문은 이번 조사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정당 지지도가 한나라당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을 때에도 똑같이 적용했던 것이다.

부동층(무응답자)에 대해 두 번씩 반복 조사했다는 것도 시빗거리가 될 수 없다. KRC를 비롯한 국내 유수의 여론조사 기관은 응답자가 “(선호 정당이) 없다”, “모르겠다”고 답하면 한 번 더 질문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이전의 조사에서도 항상 동일하게 적용했던 기법이다.

한나라당 지지도가 높게 나타난 이번 조사결과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분발하라”는 냉엄한 민심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유리할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불리할 때에는 꼬투리 잡기 식으로 남의 탓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정훈 정치부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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