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e느낌… e행복!…집에 들어서는 순간, 집이 깨어나 반겨

  • 입력 2005년 10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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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부엌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집에 들어서자 실내 조명과 오디오가 자동으로 켜진다. 옷을 직접 입어 보지 않고도 거울을 통해 꾸며 본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 광고 얘기가 아니다. 일부는 지금도 가능한 현실의 얘기다. 주택의 각종 전자제품을 원거리에서 작동하거나 미리 입력한 정보대로 자동 작동시키는 ‘홈 네트워크’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 덕이다. 몇 년 뒤에는 도시 전체가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된 ‘두루누리(유비쿼터스) 도시’도 전국 곳곳에 선보일 예정이다.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회사 일을 보고 집안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 속의 일들이 현실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미리 그려본 유비쿼터스 도시의 하루

늦잠에서 깬 대기업 영업부 차장 K 씨는 출근 준비를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다.

화장실 거울 한쪽에 아침뉴스가 흘러나온다. 장면을 바꿔 피부 상태 점검을 받는다. 과음이 이어진 탓에 부석부석한 피부에 맞게 영양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는 메시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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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을 마치고 옷장을 연 뒤 ‘마술거울’을 통해 어떤 옷이 좋을지 코디를 해 본다. 이 거울은 옷을 실제 입지 않고도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 기능을 갖췄다.

현관문에 달린 스크린을 보니 평소 이용하던 길이 교통사고로 많이 막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도로를 이용하기로 결정한 K 씨가 문을 열고 나선다.

피곤한 하루 일과를 끝낸 K 씨가 다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다.

순간 그의 집에 불이 켜진다. 실내 습도와 온도는 그가 원하는 수준에 맞춰지도록 실내 에어컨이 작동된다.

더운물이 욕조를 채우기 시작하고 욕조 바닥에 설치된 전구는 푸른빛을 낸다.

목욕을 마친 K 씨가 거실 소파에 앉자 TV가 켜진다. 평소 그가 즐기는 스포츠채널이다.

시장기를 느낀 K 씨가 저녁을 먹기 위해 주방 싱크대 앞에 서자 싱크대 높이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낮에 온 가사도우미보다 키가 큰 K 씨가 일하기 편하게 맞춰진 것.

가사도우미가 준비해 둔 음식보다는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싱크대에 달린 모니터에 대고 ‘스파게티’라고 말한다. 모니터에는 스파게티 요리법을 알려 주는 동영상이 나온다.

요리를 마치고 음식을 식탁으로 옮기자 조명의 밝기가 조금 낮춰진다. 식탁 한쪽에 마련된 정수기에 컵을 대자 그의 체질을 고려한 육각수가 흘러나온다.

식사를 마친 뒤 미국에 가 있는 아내와 애들이 보내온 e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거실 한쪽에 마련된 ‘E-테이블’을 켠다. E-테이블은 컴퓨터를 테이블처럼 만든 것.

동영상 e메일이 도착한 것을 확인한 K 씨는 거실 유리벽을 스크린으로 바꿔 동영상을 작동시킨다. 몇 달 새 훌쩍 큰 아들과 딸이 공원을 뛰노는 모습에 콧등이 시큰해진다.

애들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 단지 중앙에 있는 공원을 찾아 벤치에 앉는다. 벤치에 부착된 스피커에서는 그가 아내와 연애할 때 즐겨 듣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일부 첨단기능은 현재도 가능

최근 분양되고 있는 일부 아파트는 이미 홈 네트워크 시스템이 적용돼 집 밖에서 집 안 가전제품을 작동할 수 있다.

예컨대 집 밖에서 휴대전화로 가스를 차단하거나 조명을 켜고 실내 온도도 조절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일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적용되기 시작한 뒤 2003년 하반기 이후 일반 아파트로 확대돼 현재 삼성 GS 대림 포스코 현대 등 상당수 대형업체가 분양하는 아파트에 이런 기능이 갖춰져 있다.

건설업체들은 2, 3년 내에 집안에 사람이 없을 때 도둑이 들거나 전기 합선 등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신고하고 고장에 대처하는 기능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술거울 기능은 옷에 전자인식표가 일일이 부착돼야 하기 때문에 10년 내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출근길 교통정보를 집 안에서 볼 수 있으려면 유비쿼터스 도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경기 김포 판교 파주시 등 2기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건설이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07년 말 쯤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나 지방정부, 건설업체들의 계획대로 미래 주택이 현실화되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 네트워크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그에 필요한 제품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제공되는 주택의 각종 첨단기능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숙제다.

유비쿼터스 도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다양한 도시 관련 정보를 상호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건설사들 ‘미래주택 체험관’ 개장▼

‘백 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보는 게 낫다.’

TV 광고나 영화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첨단 주택 기능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상설주택전시관에 미래주택 체험관인 ‘삼성 래미안 유(U) 스타일관’을 열었다. 160평 규모에 5개 체험공간으로 꾸몄다. 첨단 설비에 대해 동영상으로 설명해 주며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40분 정도.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통부 건물 1, 2층에 마련한 ‘유비쿼터스 드림 전시관’은 270평 규모에 유비쿼터스 도시 기능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SK텔레콤과 SK건설은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디지털 홈 체험관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첨단 홈 네트워크 장치를 체험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국정보통신대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디지털 미디어 랩 액티브 홈’을 운영 중이나 전문가들에게만 공개한다.

첨단주택 전시관들
시범관위치연락처홈페이지
정보통신부 유비쿼터스 드림 전시관서울 종로구 세종로 100 통신센터 빌딩 1층02-734-6262www.ubiquitousdream.or.kr
삼성 래미안 U 스타일관서울 강남구 일원동 02-2226-3304www.raemian.co.kr
SK 디지털홈 체험관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6 파크뷰02-3709-0711www.sktdh.com
한국정보통신대디지털 미디어 랩 액티브 홈서울 강남구 도곡동 517-1002-3498-7521medialab.icu.ac.kr
자료:대한주택공사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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