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동렬·김경문 감독 氣싸움 승자는…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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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물론 실력이 있어야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올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우승은 뜻밖의 변수 또는 ‘깜짝 스타’의 활약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는 뜻이다.

2차전까지 마친 현재 선동렬(오른쪽) 삼성 감독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1, 2차전에서 연속 대박을 일으킨 ‘대타 작전’은 데이터와 감과 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

15일 열린 1차전. 2-2 동점이던 5회 삼성은 주전 2루수 박종호를 잃었다. 스퀴즈 번트를 시도하다 왼손 검지에 실금이 간 것.

선택의 여지없이 내세운 것이 대타 김재걸. 그런데 이게 바로 전화위복이 됐다. 김재걸은 리오스를 상대로 우측 담을 직접 맞히는 역전 결승 2루타를 쳐냈다.

김재걸은 2차전에서도 3타수 3안타 2볼넷을 기록하는 등 2경기에서 타율 0.833(6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렇다고 김경문 두산 감독의 ‘운’을 무시할 순 없다. 비록 두 판을 먼저 내주긴 했지만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과정은 ‘실력’과 ‘운’의 묘한 조화다.

두산은 시즌 전 꼴찌 후보에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시즌 중반 위기를 맞았지만 리오스를 기아에서 트레이드해 오는 ‘행운’이 따랐다. 또 시즌 막판 3위가 될 뻔했지만 마지막 6경기를 전승으로 장식해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그것도 김동주 박명환 이혜천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였다.

삼성과 두산은 18일 잠실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갖는다. 삼성은 바르가스를, 두산은 박명환을 선발로 예고했다. 3차전 이후 ‘행운의 여신’은 과연 어느 팀에 미소를 보낼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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