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코리아]4부 나누며 삽시다<2>봉사활동 동아리 인기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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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들은 자막이 나오는 외화만을 본다는 사실을 알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어요. 그들에겐 한국 영화가 외화인 셈이죠.”

연세대 수화봉사 동아리인 ‘손말누리’ 회장인 이현주(20·여·생화학과 2년) 씨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점점 청각장애인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다.

1998년 창단된 손말누리의 회원은 35명. 이들은 한 학기 동안 수화를 익힌 뒤 매년 11월 수화로 노래와 연극을 하는 수화제를 연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청각장애인 관련 행사에서 수화통역 봉사를 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올해 이 동아리엔 신입생이 20여 명이나 들어왔다. 한동안 주춤했던 대학교 봉사 동아리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학점이나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학교와 사회 분위기의 영향도 있지만 봉사활동 자체를 즐기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동아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대학연합 자원봉사 동아리인 ‘참우리’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울맹학교에서 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입시 준비를 돕고 있다.

지난해 1급 시각장애인으로선 처음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최민석(22) 씨도 참우리 회원들과 함께 공부했다.

서강대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등이 참여하고 있는 이 동아리의 회원은 모두 50여 명. 이 가운데 30여 명이 신입생이다. 2003년 10명, 지난해 15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신입생이 부쩍 늘어났다.

이 동아리의 새내기인 이보라(19·덕성여대 영문과 1년) 씨는 “나보다 여섯 살이나 많은 언니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며 “언니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봉사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란 점을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참우리 회장 이창재(20·서울산업대 기계설계자동차공학부 2년) 씨는 “최근 동아리에 참여하지 않고 스스로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이 상당히 많다”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봉사활동의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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