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조 前국방 경질되는 바람에 이라크 못갔다”

  • 입력 2005년 10월 6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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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공천 결과에 불복하고 10·26 경기도 광주 재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사덕(사진) 전 한나라당 의원이 6일 선거를 중도에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홍 전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막판에 가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한나라당 후보를 도와 줄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절 아는 사람들은 아예 듣지도 않을 얘기”라며 중도포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전에도 제가 지역당을 안한다는 결의를 했을 때 조선 천지가 전부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로 쫙 갈라졌어도 죽을 각오를 하고 무소속을 했다”며 “주변에서 그런 얘기들을 한다면 아마 기가 막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탄핵의 주역, 책임질 일 있으면 진다”▽

또한 홍 전 의원은 탄핵에 관해서도 “책임질 일에 관해서는 저는 조역이 아니라 명백히 주역”이라며 “탄핵 당시 제가 사령탑이었고 민주당 자민련 무소속 의원들을 전부 한데 묶은 작업도 홍사덕이가 했으니까 책임은 전부 제가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제가 탄핵 주역이라는 이유로 원천적으로 공천을 배제했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면서도 “그게 진짜 이유는 아닌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이 홍 전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당 복귀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광주시민들이 몹시 자존심 상해하고 있다”며 “진행자 장성민 전 의원도 오랫동안 정치를 해봐서 이 곳 생리를 잘 알지 않느냐”는 말로 당 복귀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라크 못 간 이유는 그 약속이 공중에 날아갔기 때문”▽

홍 전 의원은 ‘이라크에 못간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해병대 출신’인 홍 전 의원은 지난 2003년 1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면 자신도 한 달간 이라크에서 사병으로 복무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약속은 현재까지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홍 의원은 “그것은 조영길 전 국방장관과 저와의 약속이었다”며 “당시 ‘위험한 지역에 우리 청년들을 보내는데 내가 가서 한 달간 위험을 같이 나눠야겠다’고 했더니, 조 장관과 다른 인사들이 모두 ‘고맙다’고 ‘그렇게 하자’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낙선한 다음날 소백산에 가서 다른 데는 일체 연락하지 않고 조 장관하고만 통화를 하고 ‘약속은 약속이니까 낙선을 했더라도 반드시 지키겠다. 6월 말에 (파병)일진이 간다고 하니까 그때 따라가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6월말에 일진도 못 가고, 조 장관도 얼마 못가고 경질되는 바람에 그 약속이 그냥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이런 사정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좀 구구해서 안하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털어 놓는다”고 덧붙였다.

홍 전 의원은 박근혜 대표에 대해선 “박 대표가 참 어려운 상황에서, 말하자면 이런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편대 비행’을 지휘하고 있는데 참 고생한다고 느꼈다”고 우호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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