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위의 이야기는 유머지만 클린턴은 실제로 대통령 퇴임 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2002년 1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에이즈 예방을 위한 세계회의에서 “미국의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나이키가 콘돔 생산에 뛰어들어 부메랑 모양의 로고를 콘돔 형태로 바꾸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농담을 했다. 클린턴은 중국에서도 에이즈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펼친 일이 있다.
▷중국 광저우(廣州)의 콘돔 생산업체가 클린턴과 르윈스키 콘돔을 만들어 상표등록을 마치고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고 한다. 클린턴이 에이즈 예방을 위한 고무제품에 자신의 성을 썼다고 해서 소송을 낼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저작권 침해가 일상화한 중국이 아닌가. 그렇더라도 ‘르윈스키 콘돔’은 심했다. 이러다가는 중국에서 ‘클린턴 시가’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에이즈 정책은 ‘ABC’로 요약된다. A(Abstinence·금욕) B(Be faithful·정절) C(Condom)이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에이즈 정책이 ‘C’보다는 ‘A’를 강조해 균형을 잃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부창부수(婦唱夫隨)인가. 남편 클린턴은 중국에서 자신의 성을 딴 콘돔 제조라인이 생긴 최초의 미국 전직 대통령이 됐다. 남편이 이룬 최근 ‘업적’에 대한 힐러리 상원의원의 코멘트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황호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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