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무분별 언론에 ‘옐로 카드’를

  • 입력 2005년 5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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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25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차두리가 공식 인터뷰를 거부하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어제 공항에서 할 얘기는 다 했기 때문에 더 할 말이 없다”는 게 이유.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차두리가 ‘언론 알레르기’마저 있어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유독 KBS는 이날 밤 ‘선수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대한축구협회’라는 감정 섞인 방송을 내보냈다.

속내는 뭘까. KBS는 24일 차두리가 귀국할 때 인천국제공항에 나가지 않았다. 방송 3사 중에선 MBC만 유일하게 현장 취재를 했다. 그 때문에 KBS는 이날 뒤늦게 “차두리를 꼭 인터뷰해야겠다”고 주장했다. 당초 예정된 김한윤을 빼고 차두리를 끼워 넣은 인터뷰가 급조된 이유다.

결국 KBS는 자신들이 취재를 못한 책임을 오로지 축구협회에 전가시킨 꼴이 됐다.

▽사례2=26일엔 몇몇 언론이 엠바고(보도시점 제한)를 깨는 바람에 북한축구대표팀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평가전이 취소됐다.

북한은 평가전 일정을 잡으며 ‘경기가 끝난 뒤 보도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일본 취재진이 몰려와 경기를 방해할 것이란 이유 때문이었다.

북한은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지만 다음 달 3일 이란전에는 2진을 투입하는 대신 8일 일본전에 ‘베스트11’을 총출동시키기로 할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입장.

결국 모처럼 빅 이벤트가 될 뻔했던 남북 맞대결은 일부 언론의 무분별함에 날아가 버렸다.

공기관으로서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다시 한번 절감하게 만든 사례들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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